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

김 영 / Bmk(비엠케이)출판사

by 모도




p.253~254

소설가의 입을 통해 나온 사과라는 단어는, 남편의 입에서 나온 단어와는 품격이 달라 보였다. 이후 사과는 그가 하는 말을 한참이나 놓쳤다. 황금사과라는 말에 꽂혔다고나 할까. 사과는 엉뚱하게도 자신은 황금사과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과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열매는커녕 작은 꽃 한 송이도 피우지 못한, 여태 그렇고 그런 김 사과로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황금사과로 살아갈 요량이었다.




태어난 김에 얻은 이름 하나.

결혼한 이후에 얻은 호칭 하나.

아기를 낳은 연유로 생긴 별칭 하나.


싫은 건 아닌데.

밉다는 건 아닌데.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는 변명일까,

가끔은 버겁다.

힘들면 내려놓고 싶어지는 이름들.

그러지는 못했다.


모도.

내가 선택한 이름.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은 소망.


힘들고 지쳐도

버텨내는 힘을 주는

꼭 이루겠다는 열망이다.


모 아니면 도.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내 목소리를 내는 인생을,

내가 주인공인 무대에서 살겠다.

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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