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재발견, 매일 견뎌낸 하루가 만들어낸 특별함

by 글빛현주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한동안 중얼거렸던 문장입니다.

특히 안 좋은 일이 있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안할 때 속으로 혼잣말을 했어요.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니까 최악의 상황이나

나쁜 일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저만의 주문이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떠올릴 때면 조용히 말했죠.

'그래, 이런 일만 생기지 않으면 다 할 수 있어.'

덕분일까요. 상상한 것보다 안 좋은 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껏 살아오고 살아낸 걸 보면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기한 건 너무 좋아도 마음이 불안했어요.

이 행복이 갑자기 사라질까 두려워

충분히 행복해하지 못했고, 온전히 즐기지도 못했지요.

서른 중반까지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요즘에는 많이 달라졌어요.

좋은 일, 좋아하는 사람들,

행복한 상상을 더 많이 합니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잘 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잘될 수밖에 없지.'


물에 젖어 눅눅하게 축 처진 종이 같은 기분이

햇빛 쨍한 날, 널어놓은 바싹 마른빨래처럼 달라집니다.

좋은 생각은 기분도 나아지게 만들었어요.

어깨도 쭉 펴지는 힘도 생겼지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상은 평범한 날들의 연속입니다.

평범이란 말이 지루하다는 말과 비슷한 느낌일 수 있는데요.

아침마다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뜨고, 비슷한 걱정을 안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결국 해야 할 일을 해내며 오늘은 견디고 살아내는 것.


이 평범함 속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특별함이 숨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하루가

누군가에겐 겨우 버텨낸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기분 좋게 웃지 못해도 일상이 무너지지 않았고,

대단한 선택을 하거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냈다면 그 하루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화려한 일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견뎌낸 평범한 하루'들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불안을 다독였던 주문, "이런 일만 생기지 않으면 다 할 수 있어"란

속삭임, 그리고 "나는 잘될 수밖에 없어"라는 긍정의 말까지.

이 모든 것이 평범한 일상을 지켜내며 쌓아 올린 시간입니다.


이제는 '평범함'을 '감사함'으로 바라봅니다.

평범함은 매일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눅눅한 기분을 반짝이게 만드는 단단한 힘이 생기는 것,

평범한 일상이 결국 '잘될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

평범한 하루, 그 속에 담긴 특별한 힘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서 오늘도 살아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다는 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계속해 낼 수 있다는 증거니까요.


[글빛이음]글빛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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