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 《여덟 단어》
인생에 정석과 같은 교과서는 없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에 어떤 점들이 뿌려질 것이고, 의미 없어 보이던 그 점들이 어느 순간 연결돼서 별이 되는 거예요. 정해진 빛을 따르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인티엔, 2023년, 37쪽
사방으로 튀어 다니는 탱탱볼 같았습니다.
어디로 튈지 알 수도 없고, 방향도 몰랐습니다.
호기심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거든요.
여동생은 피아노를 배웠고,
남동생은 태권도장에 다녔습니다.
저는 집 앞 골목을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마냥 좋았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대학에는 가야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미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재능이 있어서 시작한 게 아닙니다. 흥미가 있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죠.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들으면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찰 수도 있을 텐데요.
그 당시엔 기초가 전혀 없는 공부를 시작하기보다 미술이 더 쉬울 것 같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겁 없이 뛰어들었습니다. 실은 피할 곳이 없었습니다. 저에게 그림은 '마지노선'이었죠.
운이 좋았습니다. 10개월 만에 산업디자인 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학원 선생님이 제 그림을 보며 한두 달 사이에 실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평일엔 여섯 시간, 주말엔 열두 시간씩 그림을 그렸습니다. 돌아보면 저도 신기합니다. 그 어떤 것도 다시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그때는 오직 하나, ‘대학에 꼭 합격해야 한다’는 간절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간절한 목표 덕분에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고, 결혼 후에는 전업주부로 살았습니다. 그러다 전화로 보험 영업을 해보기도 하고,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글 한 줄 읽지 않던 제가 직업 상담을 하면서 독서를 시작했고요. 덕분에 심리 상담, 가족 상담을 공부하게 되었죠. 삶이 어떻게 이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는지 잘 모겠어요. 인생은 결국 정해진 방향대로 사는 거다란 말도 많이 하는데요. 이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해도 저는 감사하고요. 아니라고 해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제 방향을 찾아 제 속도대로 살아낼 거란 다짐도 해봅니다.
책을 읽으니 문득 글이 쓰고 싶었습니다. '죽기 전에,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은 꼭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렇게 또 글쓰기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 삶의 점들이 마구마구, 제각각 사방으로 흩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에도 연결점이 없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제 보니, 이 흩어진 점들은 저마다 의미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꾸준함과 간절함을 배웠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며 인내와 감동, 그리고 감탄을 배웠습니다. 전화로 보험 영업을 하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요.
직업상담사로 일하며 ‘일’과 ‘직업’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수많은 직업을 만났고, 그중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시간과 노력이라는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 일하며 행복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직업의 선택에는 무의식과 심리적 요인이 깊이 작용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심리 상담과 가족 상담을 공부하며 ‘나’와 ‘너’, 그리고 ‘가족’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관계의 중심에는 결국 ‘나’가 있었습니다.
“이현주,
내일 죽는다면
가장 후회되는 게 뭐야?”
무의식이 묻는 질문 앞에서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운이 좋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욕심도 있었죠. 언젠가 아이들이 내가 쓴 책을 읽으며 ‘엄마의 삶’을 이해해 주길 바랐습니다. 딸이 '슬로우 리딩, 슬로우 라이팅'을 다 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어떤 것보다 행복했습니다. 글쓰기 잘했단 생각했습니다.
[글빛이음]에서 글쓰기·책쓰기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앤미 우베셀] 유튜브 채널에서는 초보 작가의 책 홍보, 강의, 프로그램, 그리고 ‘나’를 홍보하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글과 사람을 잇고 있습니다.
지금이 가장 ‘나’ 다운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이 가장 ‘나’ 답게 행복합니다.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흩어진 점들이 저마다의 빛을 찾아갑니다.
하나둘 모여 작은 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작은 빛으로 배우고, 공부하고, 깨달았습니다.
큰 별이 아니어도, 대단한 빛이 아니어도
‘지금’ 행복하면 충분하다는 것을요.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날마다 조금씩
행복해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빛을 뿌릴 겁니다.
작고, 어설프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그 빛들이 각자의 별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꾸준히 글 ‘씨’를 뿌립니다.
"나다움이란 타인의 별이 부러워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작은 빛들이 각자의 별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꾸준히 빛을 뿌리며 살아가는 힘입니다."
[글빛이음]글빛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