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말은 바람과 같습니다.
때와 장소를 알 수 없습니다.
일기예보처럼 미리 알려 주지도 않고요.
어느 땐 괜찮다가도 같은 상황에 태풍처럼 휘몰아치기도 합니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든지,
정면으로 맞서든지,
아니면 조용히 뒤돌아서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귓가에 맴돌다 사라지는 말도 있지만,
어떤 말은 칼날처럼 날카롭게 마음에 남아 삶을 흔듭니다.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더 또렷해지고,
이미 지난 상황인데도
자꾸 현재형으로 되살아납니다.
저도 자주 휘둘렸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상대의 말과 행동이 모두 옳다고,
내가 틀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생각에 더 아팠죠.
이제는 압니다.
제가 틀린게 아니라는 것을요.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개달았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 말의 무게를 내가 정하면 됩니다.
모든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필요도,
모든 평가에 설명할 의무도 없습니다.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할 자유가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자유가 있죠.
그 사람의 말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면 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상태에서 나옵니다.
그날의 기분, 마음의 상처,
살아온 방식, 삶의 의미와 가치가
말과 행동에 섞여 나옵니다.
그러니 그 말을 온전히 ‘나’의 문제로
끌어안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내가 아는 '나'로 단단히 서 있으면 됩니다.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 옳다고 생각한 선택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지켜온 삶의 태도들.
그 위에 단단히 뿌리내려서 있으면
웬만한 바람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바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때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도 지혜입니다.
그리고 그 바람에 흔들릴지,
중심을 지킬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입니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 시간보다
나를 믿는 하루하루를 더 많이 쌓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 않고
내 자리에서 단단히 뿌리내려 서 있는
확실한 방법일지 모릅니다.
[글빛이음]글빛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