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앤미 우베셀] 오늘을 쓴다 32회 '따뜻한 엄마로'

by 글빛현주


요리를 못합니다.

재미없어요.

흥미도 없죠.


맛있는 요리는 나가서 먹는 것!

집에서는 허기만 채우는 식입니다.

저는 그래요.


남편은 국이나 찌개가 있어야

밥을 먹는 사람이고요.

아이들은 각자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습니다.


편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저만 편식을 합니다.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뭐.... 어쩔 수 없죠.



요리를 못하니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할 수 없습니다.

대신 맛있는 식당에 모시고 가

정성껏 대접합니다.


생각해 보면

못하는 건 요리만이 아닙니다.

방 정리도 못하고요. 어수선합니다.

나름 정리를 한다고 하는데

남편 눈엔 늘 어지럽게 보이나 봅니다.

어제도 한 소리 들었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아이들 생각이 납니다.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며

동료와 친구들, 업무로 만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으니 괜찮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마음에 걸려요.

가끔은 이것도 하나의 ‘빈자리’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따뜻한 집밥’이라는 말만 떠올려도

미안함이 먼저 올라옵니다.


요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재주가 없으니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번 주 질문을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만약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만들어 선물한다면

예쁜 쿠키나 빵은 어떨까.

작고 귀여운 동물 모양의 쿠키를 하나하나 굽고,

반짝이는 포장지로 반듯하게 싸서

리본을 예쁘게 달고.

작은 메모지에 짧은 편지를 적어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하는 모습!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어차피 요리를 못하니

대신 다른 곳에 정성을 쏟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이고,

눈을 맞추며 웃습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흔들어 보기도 하고요.

허리를 꼭 안고 등에 기대기도 합니다.

사랑한다고,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도 하죠.



엄마가 한 맛있는 요리를 기억하는 대신

엄마의 목소리와 향기,

따뜻한 품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언젠가

헤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리 엄마, 요리는 참 못했는데.

품은 포근했고, 목소리는 고왔지.

내 눈을 보고 활짝 웃던 얼굴이

얼마나 좋았는지. 엄마랑 이야기하던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어.

찰랑거리던 머릿결,

마주 잡은 두 손이 따뜻한

우리 엄마 보고 싶다.”


아들, 딸이 이런 말 주고받으며

따뜻한 엄마로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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