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열애 중
'마음 씀씀이'라는 말을 하곤 하죠.
인간은 몸을 써서 노동을 하고
마음을 써서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어갑니다.
애를 쓰고, 신경을 쓰고, 마음도 쓰라고 있는 것.
그렇다면 아끼지 말고 다 쓰고 갈 일입니다.
허은실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위즈덤하우스 2019년 153쪽
나는 지금 열애 중
첫눈에 반한다는 말,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도 없었고요.
아, 딱 한 번 있었네요. 내려야 할 정거장을 세 번이나 지나치게 만든 사람.
말 한마디 못 하고 뚫어져라 앞자리를 바라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의 버스 안, 온도가 달랐습니다.
창을 통해 비추던 햇빛도 달랐고요.
친구와 이야기하며 눈이 휘어지게 웃던,
그 웃음도 달랐죠.
세상이 잠깐 그 사람 중심으로 기울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그렇게 그냥 흘러가고 있었고요.
미소가 예쁜 사람을 좋아합니다.
연예인 중엔 공유하기 싫은 남자 '공유',
가수 중엔 BTS '지민',
최근에 본 드라마 〈이 사랑, 통역되나요〉의 '김선호'도요.
좋은 사람 말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잘 웃는 사람이 좋습니다.
약간 수줍게 웃는 웃음도 좋고,
호탕하고 시원하게 웃는 사람도 좋아요.
고등학교 3학년, 미술학원에 다닐 때
삼삼오오 모여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한 적 있었는데요.
저만 없는 거예요.
누군가를 좋아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결심으로 되는 일이 아닌 줄 알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선배를 좋아하는 '척'했습니다.
저는 척하고, 상대는 오해하고.
얽히고 꼬이고……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도록 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뜨뜻미지근한 사람이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자꾸 마음이 가는 사람이 생겼어요.
생각하면 웃음도 나오고, 괜히 얼굴을 찡그리게도 만들고.
잘하는 것도 있지만, 못하는 게 더 많은,
그래서 더 신경 쓰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뻐 보이기도 하고요.
영 아닐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꾸,
점점 마음이 쓰입니다.
하루하루 더 좋아집니다.
그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뜨뜻미지근한 사람인데요.
나에게는 꽤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사이좋게 잘 지내려 합니다.
어차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니,
이왕이면 날마다 더 뜨겁게 좋아해 보려고요.
하루 한 번 둘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질문하고 대답하고,
글로 쓰고 읽어보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저는 글 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연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지금 열애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