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 나는 지금 열애 중

by 글빛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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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열애 중


'마음 씀씀이'라는 말을 하곤 하죠.

인간은 몸을 써서 노동을 하고

마음을 써서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어갑니다.


애를 쓰고, 신경을 쓰고, 마음도 쓰라고 있는 것.

그렇다면 아끼지 말고 다 쓰고 갈 일입니다.


허은실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위즈덤하우스 2019년 153쪽








나는 지금 열애 중


첫눈에 반한다는 말,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도 없었고요.

아, 딱 한 번 있었네요. 내려야 할 정거장을 세 번이나 지나치게 만든 사람.

말 한마디 못 하고 뚫어져라 앞자리를 바라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의 버스 안, 온도가 달랐습니다.

창을 통해 비추던 햇빛도 달랐고요.

친구와 이야기하며 눈이 휘어지게 웃던,

그 웃음도 달랐죠.


세상이 잠깐 그 사람 중심으로 기울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그렇게 그냥 흘러가고 있었고요.


미소가 예쁜 사람을 좋아합니다.

연예인 중엔 공유하기 싫은 남자 '공유',

가수 중엔 BTS '지민',

최근에 본 드라마 〈이 사랑, 통역되나요〉의 '김선호'도요.

좋은 사람 말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잘 웃는 사람이 좋습니다.

약간 수줍게 웃는 웃음도 좋고,

호탕하고 시원하게 웃는 사람도 좋아요.


고등학교 3학년, 미술학원에 다닐 때

삼삼오오 모여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한 적 있었는데요.

저만 없는 거예요.


누군가를 좋아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결심으로 되는 일이 아닌 줄 알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선배를 좋아하는 '척'했습니다.


저는 척하고, 상대는 오해하고.

얽히고 꼬이고……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도록 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뜨뜻미지근한 사람이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자꾸 마음이 가는 사람이 생겼어요.

생각하면 웃음도 나오고, 괜히 얼굴을 찡그리게도 만들고.

잘하는 것도 있지만, 못하는 게 더 많은,

그래서 더 신경 쓰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뻐 보이기도 하고요.

영 아닐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꾸,

점점 마음이 쓰입니다.

하루하루 더 좋아집니다.


그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뜨뜻미지근한 사람인데요.

나에게는 꽤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사이좋게 잘 지내려 합니다.

어차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니,

이왕이면 날마다 더 뜨겁게 좋아해 보려고요.


하루 한 번 둘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질문하고 대답하고,

글로 쓰고 읽어보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저는 글 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연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지금 열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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