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 생일이야.
이 시간을 함께 만들어줘서 고마워.
일 년 중, 딱 하루인 생일은 특별하지.
아빠를 낳아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야.
사실 아빠는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이라고만 생각했어.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외치며 떼를 쓰기만 했지.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은 느끼지 못한 채 말이야.
근데 생일이라는 게 그렇더라.
자신을 위하는 날이라기보다는 세상에 연결시켜 준 부모님에게 감사해야 하는 날인 것 같아.
갓난아이가 태어나 이렇게 자라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셨겠어.
아빠가 너희들을 키워보니 그 마음을 조금은 알겠더라.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 땅에 태어났어.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에 태어난 거야.
누군가는 이게 불행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행운이라고 말하더라.
아빠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만약 우리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영어도 잘하고 좀 더 자유롭게 생각하는 삶을 살았을까?
혹시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밥은 제대로 먹을 수 있는지 매일 걱정하며 살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우리가 바꿔낼 수 없는 일이야.
지금 이곳에 살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
철학자 세네카는 이런 말을 했어.
"바꿀 수 없는 것에 인생을 소모하지 마라."
맞아. 소중한 우리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생일이라고 특별하지 않더라.
수많은 날들 중 하루일 뿐이야.
하지만 좋은 점이 있어.
생일이라는 핑계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거야.
함께 케이크에 초를 켜며 노래를 부르잖아.
이게 아빠에게 큰 선물이었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엄마, 너희 셋, 그리고 아빠의 생일이 매달 이어지고 있어.
12월엔 예수님 생일까지 있네.
한 달에 한 번씩 모두 모여 식사하는 그 자리가 아빠는 너무 소중해.
너희가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지금처럼 항상 모이는 것에 힘을 썼으면 좋겠어.
만약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었던 일이 있었다면,
가족에게 받는 응원으로 회복할 수 있을 거야.
아빠의 생일을 축하해 줘서 너무 고맙네.
오랫동안 건강하게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여보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