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와 함께 우리도 자라고 있어.

by 글곰

어제는 3호가 머물고 있는 '공동육아 협동조합'이 공간을 옮겼어.

이전보다 쾌적한 곳에서 아이들이 머물 수 있게

엄마, 아빠들이 지혜를 모았지.


아침부터 세탁기, 냉장고 그리고 책들을 옮기느라 힘들었어.

그래도 너희들을 생각하니 힘이 넘치더라.

언제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신기하게 딱 마치게 되었어.

해가 지기 전 청소를 마무리했어.


1호와 2호도 머물렀던 소중한 공간이지.

이사를 하면서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봤어.


사실 일반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그리고 시간과 에너지도 들지.

교사가 휴가를 쓰거나 교육을 받으러 가면 엄마, 아빠들이 돌아가면서 일일 교사를 해.

우리는 이걸 '아마 활동'이라고 부르지.


아이를 혼자 키우지 않고 마을이 함께 키우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야.

너희들도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며 사회성을 넓혀가는 것 같더라.

우리 부모에게는 괜찮았던 일들이 다른 부모에게는 불편한 일일 수도 있잖아.

어른과 아이들이 서로 합을 맞춰가며 공동체를 지키고 있어.


근데 말이야 그거 알아?

너희가 자라는 것만큼 부모도 자라고 있어.

이 공간에서 조합원 교육을 통해 배우고 있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교육, 친구 관계,

성교육, 공동체 활동에 대한 교육을 함께 들으며 성장했지.

사실 이런 것들은 너희가 아니라 부모에게 더 필요한 교육이야.


아빠도 어느새 10년 동안 활동을 했네.

올해가 지나면 3호도 졸업을 하니 참 아쉽더라.

그래도 동네에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워.


너희가 청소년이 되어도 놀러 갈 곳이 있잖아.

교사와 동생들이 항상 반겨줄 거야.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빠도 이 말에 공감해.


사람들과 함께 육아를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야.

서로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거든.

활동을 하다 갈등이 생겨 그만두는 가정도 있었어.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의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지.


그럼에도 이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너희에게 좋은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야.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한 친구들과 놀 수 있잖아.

그리고 마을 어른들과 지낼 수 있어.


1호, 2호가 잘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아빠는 항상 감사해.

이곳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

1호가 입학할 때, 조합원 교육에서 들었던 말이 아직도 생각나.

'이곳은 놀이를 통해 배우는 법을 배우는 공간입니다.'


이제야 그 말 뜻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아이들은 놀아야 하거든.

왜냐면 그게 제일 재밌기 때문이야.


독일의 심리학자인 롤프 메르클레가 이런 말을 했어.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다."


무엇인가 좋아하면 더 알고 싶어 하고, 더 알고 싶으면 노력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즐기는 사람이 더 노력하고 더 잘하게 되는 거야.


어른들 중에 자신이 진정으로 재밌어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적어.

가기 싫은 직장에 가야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도 봐야 하지.


근데 너희들은 아직 그럴 필요 없잖아.

이 세상에서 너희가 원하는 제일 재미있는 일을 매일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많은 것을 배워가는 너희들이 되길 바랄게.


함께 응원하며 삶을 즐기며 나누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