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아.

by 글곰

오늘은 1호와 2호가 조금 더 넓은 공간으로 나서는 날이야.

둘 다 새로운 학교에 배정을 받게 되었어.

각자 어떤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가게 될지 아는 날이었어.

각자가 머물던 소중한 공간을 떠나 이제 새로운 곳으로 가는 거지.

물론 3호도 5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니 새로운 마음일 거야.


1호는 자기가 원하던 곳으로 배정을 받았더라.

친구들과 함께 3년 동안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랄게.

하지만 2호는 오늘 또 억울한 일이 생겼어.

어제 치과에 이어 이틀 연속 이럴 수가 있다니 아빠도 뭐라 할 말이 없다.


2호는 초등학교 시절 절친들과 떨어지게 되었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배정을 받은 거지.


입학통지서를 받고 전화가 왔어.

"아빠 망했어. 나만 다른 곳이야."


근데 사실 아빠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누나가 다녔던 중학교로 배정을 받았기 때문이지.

사실 2호가 원하던 곳으로 가면

등하교가 좀 걱정이 되긴 했어.

마땅한 교통편이 없기 때문에 고생을 할 것 같았거든.


지금은 누나한테 아빠가 해준 것처럼 등교를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

매일은 어렵겠지만 아빠가 출근하는 길과 같으니 자주 함께 할 수 있어.

10~15분 남짓 차 안에서 2호와 나눌 이야기가 기대되더라,

학교를 마치고 공부하러 가는 길도 지금 배정받은 곳이 편할 거야.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되니까 말이야.


이렇게 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누나가 다니는 것을 봐서 알겠지만,

지금 배정받은 학교는 기도로 섬기는 곳이야.

수요일 예배도 드리고, 1년에 한 번씩 찬양제도 한다더라.

아빠는 2호를 끌어당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가 있어.

누나 말에 의하면 급식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네.

물론 누나는 뭐든 잘 먹는데,

그렇게 말할 정도니 기대가 되지 않아?


누나랑 아빠와 중학교에 가서 입학등록을 하고 왔어.

서운한 마음이 좀 풀렸는지

중학교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2호가 대견스러웠어.

누나 담임선생님과 인사도 나누는 행운을 얻었지.


아까 잠시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 글을 통해 한 번 더 이야기해보려고 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원하는 데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는 없어.

친구들과 같은 곳을 가길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지.


사실 아빠도 오늘 배정받은 학교로 갈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그동안 통계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정말 낮았거든.

근데 이런 일이 생기네.


우리 삶이 이런 것 같아.

예측하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지.

그래서 재미있는 거 아닐까?


아빠도 똑같더라.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

간단한 예를 하나 들면,

그저께 아빠가 서울로 오는 기차가 35분 늦게 도착했어.

앞에 가던 기차가 갑자기 고장이 났다고 하더라.


이런 일이 생길지 상상이나 했겠어?

이럴 때마다 서운하고 억울해하지 말자.

주어진 상황에 맞게 우리가 잘 풀어가면 되는 거야.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새로운 학교에 가면 새로운 친구가 생길 거야.

그렇게 너의 인간관계가 확장이 되는 거지.

지금 친했던 친구들과는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어.

한 동네에 있으니 연락을 주고받을 수도 있지.


'오히려 좋아'라는 마음으로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해 보자.

엄마, 아빠가 항상 응원할게.

함께 응원하며 새로운 공간에서 큰 꿈을 키워가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