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깨져버렸어!!"
얼마 전 3호에게 전화가 왔어.
'뭐가 깨졌을까?'
"아빠, 오빠가 아이패드를 깔고 앉아버렸어. 전원이 안 켜져."
의자에 올려둔 패드를 못 보고 앉아버렸구나.
2호 엉덩이가 괜찮은지 걱정이 되었어.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고 패드만 불량이 되어 버렸지.
'이런. 또 돈이 나가겠구나!!'
'그래.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집에 들어와서 마주한 2호는 멋쩍은지 웃음만 짓더라.
'괜찮아. 다치지만 않으면 되는 거야.'
그때, 아빠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참에 패드를 없애버려야겠다. 게임하는 거 이제 안 볼 수 있겠구나'
2주 정도 지나니 2호의 몸이 근질근질되기 시작했어.
그동안 게임을 안 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휴대폰으로 신나게 했잖아.
언제 고칠 거냐고 묻는 너의 얼굴에 기대감이 있더라.
'이쯤 되면 아빠가 해줄 때가 되었는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맞아. 2호가 너무 정확했어.
공부방을 마친 2호와 수리점에 다녀왔어.
엔지니어분이 기기를 이리저리 점검한 후 가격을 알려줬어.
생각보다 더 비싸더구나.
어쩔 수 없이 2호랑 아빠랑 절반씩 내기로 했지.
다음엔 고장 나지 않게 잘 써보기로 하자.
수리점에서 아빠와 2호가 놀랐던 부분이 있어.
"패드가 휘어져 있습니다. 이걸 펴야 해요."
깔고 앉으면서 충격이 있었나 봐.
우리 눈에 전혀 보이지 않던 것이 그분에겐 보인거지.
휘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우리 눈에도 보이더라.
역시 전문가는 다른 것 같아.
이 부분에서 아빠는 한 가지 생각을 했어.
'우리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거야.
우리는 액정이 깨진 부분만 계속 쳐다봤어.
그리고 그것만 해결하려고 생각했지.
우리가 집중하는 것 이외의 것은 보지 못했어.
이게 물건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사람을 볼 때도 그렇지 않을까?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우리보다 생활 수준이 낮은 국가의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었어.
예전에 아빠도 그랬어. 지금도 가끔 이런 경우가 있어.
유럽이나 미국 사람과 대화할 때는 긴장이 되는데,
동남아 분들을 만나면 살짝 긴장이 풀려서 편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거지.
그럴 필요 없는데 괜히 쫄보가 되는 거지.
그 사람의 진정한 마음을 봐야 하는데
일반적인 시선으로 평가하는 못된 습관이 있었어.
사실 이건 누구한테 배운 게 아니라 사회에서 학습된 효과라고 생각해.
너희들을 아빠보다 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모두 똑같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만약 패드 액정만 교체하고 휘어진 걸 펴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제대로 고정도 안되고 다시 고장이 날 수도 있었을 거야.
아주 작은 거지만 그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완벽한 수리를 할 수 있는 거지.
우리도 마찬가지야.
작은 모습을 놓치지 않아야 해.
휘어진 것을 펴야 완벽한 수가 되듯,
사람을 대할 때도 겉모습 뒤에 있는 마음을 잘 봐야 해.
그때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이 되거든.
도시에서 살아가는 게 만만치 않아.
모든 것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
그래서인지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 생겨.
사람, 돈, 건강 등등 말이야.
이런 작은 것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우리 가족이 되었으면 해.
조금만 집중해서 살면 더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거라고 믿어.
아빠도 좀 더 꼼꼼하게 살아볼게.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