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즘 '시간'을 기준으로 산다.

by 글곰

"가자. 다음에 오자!!"


요즘은 2호와 함께 붙어다니다 보니

2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네.


오늘은 2호와 교복을 맞추러 다녀왔어.

가기 전에 기본 교복 이외에 추가로 사야 할 것을 1호와 이야기했어.

이처럼 선배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야.


체육복을 많이 입으니 추가로 셔츠를 살 필요가 없다고 했어.

겨울에 입을 안감이 있는 활동복은 필수라고 했지.

카디건도 입을 일이 없으니 사지 말래.

1호 때는 전부 다 샀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거든.


목록을 정리하고 지정된 교복 업체로 갔어.

이른 시간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줄이 길게 서있더라.

아무래도 주말이어서 그랬겠지.


우리도 줄 뒤에 섰어.

그런데 줄이 줄어들지가 않았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

기다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

2호와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어.


2호를 남겨두고 계단을 올라가 봤어.

계단에 서있는 사람들만큼 매장에 사람이 꽉 차있더라.

'아! 이건 도저히 기다릴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어.


"혹시 내일도 하나요?"

"네. 오늘은 첫날이라 붐비는데 내일 오후에 오시면 편해요."

"몇 시까지 하실 건가요?"

"저녁 8시까지요. 내일은 일하시는 분도 한 분 더 오실 거예요."


2호에게 가서 돌아가자고 했어.

잠시 기다린 시간이 아까웠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은 거지.

"가자. 내일 다시 오자"

기왕 밖에 나왔으니 2호에게 '딸기라떼' 한 잔을 사주었어.


매장에서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더라.

물론 예측하기 힘든 일이겠지만

매년 경험을 했으니 충분이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교복을 맞추는 기간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어.

주말이 한 번뿐이니 몰릴 수밖에 없다.


예전에 코로나 검사할 때가 생각나더라.

언제 마칠지 모르는 긴 줄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어.

우리 시간은 그렇게 죽어갔던 거지.

근데 그때는 무조건 그렇게 해야만 했어.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좀 달랐어.

아주 조금이라도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

이때 판단을 잘해야 할 것 같아.

'기다리느냐, 다시오느냐'


기다린다고 미련한 사람도 아니고,

다시 온다고 여유 있는 사람도 아니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선택하는 거야.


아빠는 요즘 그 선택의 기준이 '시간'이라고 생각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해.


아빠는 예전에 이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

무작정 기다리는 선택을 많이 했지.


회사일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

다른 도시로 출장 갈 때 운전을 많이 했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운전하는 게 월급에 포함된 일이라고 생각했지.


근데 좀 걷는 불편함을 감수하면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좋더라.

걸리는 시간은 비슷해도 이동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거든.

책을 읽거나, 글쓰기를 하는 거지.

아니면 잠시 잠을 잘 수도 있어.


운전하는 동안에는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물론 요즘에는 오디오북을 듣거나 강의를 들으며 이동하고 있어.

하지만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더라.


지금은 너희가 시간이 많다고 느낄 수 있어.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잖아.


근데 시간은 지나고 나면 돌이킬 수가 없어.

절대 돌아오지 않아.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게 다뤄야 할 이유야.


우리는 매일 아침 24시간을 손에 쥘 수 있어.

어떻게 쓰느냐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성장하는 거지.


우리 함께 응원하며 시간을 아끼는 가족이 되자.

그 시간을 자신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사용했으면 해.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