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않고 자라줘서 고마워.

by 글곰

오늘은 너희에게 쓰는 편지가 좀 늦었네.

아빠가 갑자기 부산으로 출장을 오게 되었거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오후에 이동을 하게 되었어.


아빠 동료분과 같이 차를 타고 왔어.

서로 운전을 나눠서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

5시간 남짓 움직이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더라.


서로 나눠서 운전을 하니 편하긴 했어.

혼자 이동하는 것보다 덜 지루했지.


서로 나이대가 비슷해서인지 아이들 이야기를 했어.

그중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었어.


자신의 아들이 학교 다닐 때 다쳤던 이야기였어.

친구들과 운동을 하다 다리가 부러져서 한동안 고생을 했다고 하더라.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어.

1호부터 3호까지 크게 다치지 않아 감사하단 마음을 가졌어.

그렇게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2호도 별일이 없었잖아.

물론 다리에 멍이 들긴 했지.


아빠는 이런 작은 것이 감사하더라.

10년이 넘게 지내는 동안 병치레 없이 넘어가는 것이 너무 감사해.

물론 감기는 걸렸었지.

그러니 이것도 금방 지나가는 경험을 했어.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나서 감사하단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지.

그중 하나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아이들이 다치는 거야.

다치는 일은 정말 순식간이거든.

최근에 우리 조합의 7살 아이도

종이접기를 하다 칼에 손을 베었잖아.

병원에 2주 넘게 입원을 하며 치료했어.


다행히 잘 치료가 되었어.

우리도 그런 상황을 마주할 수 있거든.

그래서 우리 몸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


오래된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어.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머리카락과 피부를 포함한 신체 전체는 부모에게 몰려 받은 것이라는 뜻이야.

좀 더 생각해 보면 우리 몸을 소중하게 여겨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말이지.


난 너희가 엄청 큰 효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늘 고마워.

앞으로도 너희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아빠 회사 동료는 이런 말을 하더라.

우리 아이들이 다치지 않은 이유는 운동 신경이 좋아서라는 말을 했어.

맞아.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힘든 상황에서 날렵하게 상황을 피하는 모습이 그려지더라.


아직 너희는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몰라.

한참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겠지.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보는 아빠는 알겠더라.

너희가 가진 운동 신경을 말이야.


이렇게 글을 적는 게 아빠의 오지랖일 수 있어.

그리고 이 글 때문에 너희가 아플 수도 있어.

하지만 아빠는 알 것 같아.

이제 너희가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지금까지 너희 세 명이 다치지 않은 것에 큰 감사를 느끼는 하루였어.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일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위기의 순간에 너희의 민첩함으로 이겨내길 바랄게.

물론 엄마, 아빠는 너희 곁에 언제나 함께 할 거야.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도 돼.


소심한 아빠는 너희에게 항상 감사해.

다치지 않고,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 너희가 아빠에겐 희망이야.

함께 응원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