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셋이나 돼요?'
아기가 셋인 것이 이렇게 놀랄 일인가?
2024년 출생률이 너무 낮아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놀라곤 한다.
난 별로 놀라지 않는다. 내가 셋을 양육하고 있기도 하고, 내 주변엔 아이 셋을 키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교회를 보거나 공동육아를 하는 그룹에서는 3~4명을 양육하는 부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나보단 둘이 둘보단 셋이 키워나가기 편하기는 하다.
사람들은 아이가 셋이라고 할 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놀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그러나 더 큰 기쁨이 있어 어려움은 잠시 내려놓게 된다.
배우자와 결혼을 할 때 아이 셋을 가져보자고 이야기했다. 우리 계획보다 그 시기가 빨리 왔을 뿐이다.
난 올해(2024년) 42살이다.
현재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둘째가 초5, 막내가 초3이다.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아이를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한창 열심히 일하고 연애하고 자기에게 시간을 투자할 28살에 큰 아이를 낳았다.
사실 혼인 하기 전에 선물같이 생긴 이 아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양가 어른들에게 서둘러 말씀드린 후 우린 그렇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함께 살기 시작했다. 모아둔 돈, 직장도 변변치 않은 우리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10년 동안 감사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 때로는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살며 응원해 주셨기에 이후 2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찾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유독 아이들을 좋아하셨다.
아들 둘을 키운 경험이 있어서인지 손주손녀들은 정말 시원시원하게 돌봐주셨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님이 아이 키우는 것을 함께 해주지 않으셨다면 큰 아이 한 명으로 멈췄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른 나이에 아이를 낳기도 했고, 늘 가까이에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배우자와 이야기했던 자녀 3명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한다.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니 일상에서 잠시 비는 시간이 생겼다.
준비물이며 숙제며 늘 손이 가던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들은 아직 자녀들 기저귀를 치우고 있는데, 난 이제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 사람인지, 꿈은 무엇인지?'질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질문에 단 한 개도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세 아이를 양육했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경험하는 일도 써보려고 한다.
우리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글을 적는 과정에서 나에 대해 확인하고 아이들을 양한 사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가족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함께 응원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