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잘하자.

by 글곰

사랑하는 배우자 또는 함께 여생을 보내고 있는 가까운 사람이 있으신가요?

이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세요. 아끼고 사랑하기에도 우리 시간은 부족할 테니까요.


어머니가 퇴원하신 후 댁에서 요양 중이십니다. 아버지는 식사와 약을 챙기며 간호를 하시며 온전히 어머님을 돌보고 계십니다. 45년 이상을 함께한 세월 때문일까요? 때때로 짜증 섞인 말투로 거칠게 마음을 표현하시지만, '차라리 본인의 몸이 아픈 게 더 좋겠다'며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집니다.


돌봄을 하시면서 지난 세월이 생각나서인지 지금 현실을 부정하고 싶으신 건지 유독 눈물이 많아지셨습니다. 잠시 부모님 댁에 들르면 그날의 이야기를 전해주시면서 울먹 먹거리는 모습에 저도 따라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오랜 시간 힘든 과정에서 아들 둘을 키워주셨습니다. 경제적으로 제가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당신들 드실 것 아끼, 쓸 거 쓰지 못하며 보낸 세월을 보상받아도 마땅치 않은데 뇌경색이라는 결과물로 왔으니 얼마나 억울하실까요?


천만다행인 것은 어머님의 상태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활치료하면 수개월 내에 이전과 비슷한 생활을 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마비가 와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니 감사할 뿐입니다.


두 분을 바라보면서 저도 배우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세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살았던 30대였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조금 컸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느라 다정하게 서로를 챙겨줄 시간도 부족해 보입니다.


함께 늙어가는 우리. 좀 더 다정하고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또는 배우자가 아플 때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구나'라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챙기는 모습을 보니 더 확실해졌습니다. 자식들이 아무리 우리를 챙겨도 결국 곁에 남는 것은 배우자이니까요.


전쟁 같은 사회생활에서 가장 의지해야 할 사람은 나와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배우자겠지요.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곡 전하고 싶은 오늘입니다. 그동안 함께해 줘서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해 주길 바란다며 두 손을 꼭 잡아주고 싶습니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어머니가 아프셨을 땐 세상이 다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 때문에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잠시 멈추신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바쁘고 벅차게 살아오셨으니 아주 잠시 쉬었다 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라는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비록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고 아버지와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믿습니다.


둘이 하나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이상 서로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아껴주고 챙겨줄 사람은 우리 옆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엔 그 사람과 따듯한 차 한잔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삶의 자리를 지키며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우리는 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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