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기반이 믿음이란 것은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이성과 믿음

by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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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기반을 구성하는 것은 믿음일까 이성일까? 주관일까 객관일까?


나는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과정에서 가장 아래 토대에 있는 것이 이성과 객관이 아니라 믿음과 주관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삶의 큰 질문들에 이성적으로 답할 능력이 없다. 예를 들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모른다. 우리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답할 수 없다. 개인으로서는 처음 사는 삶에 당황스러울 것이고, 앞서서 간 선배들의 삶을 보아도 삶의 의미란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수학 문제처럼 답이 딱 떨어져 나오지 않는다.


이성적인 능력으로 삶의 큰 질문들에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해서 진리가 없다고 믿는 것이 아니다. 진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진리를 ‘믿는다’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외부에 있는 진리를 ‘믿는다’라는 수준에서밖에 할 말이 없다. 진리가 진리인지 아닌지 아는 수준까지 가서 진리를 ‘안다’는 단단한 토대 위에 진리를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이런 논리는 대학 교수님께 배웠다.). 이미 단단한 토대 위의 진리를 내가 ‘믿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리가 있다고 믿고 또 진리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믿음을 통해 얻은 진리이기 때문에 겸손할 수 있다.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무언가가 진리라면 그 진리는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진리여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것을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내가 믿는 진리가 이성을 통해 얻은 진리가 아니라 믿음을 통해 얻은 진리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상기하면 다른 사람에게 진리를 강요하지 않을 수 있다.

톰 라이트의 책 <광장에 선 하나님>(2018)에서 저자가 진리와 겸손이 함께 가야 한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진리를 주장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은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리는 겸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이성의 한계는 우리가 진리에 겸손하게 믿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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