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덕분에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들을 냈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시켰고 그중에 히트를 친 아이템도 있었다. 예를 들면 어린이 대상 제품의 팜플릿에 점선을 넣어 딱지로 만들어서 재미있게 놀게 하자! 와 같은 지금 생각해보면 콧웃음이 나는 아이디어를 내도 그 생각도 좋은데 그렇게 만들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홍보파트의 업무를 하다가 실수를 해서 언론사와 틀어진 일이 있었는데 "괜찮다. 앞으로 그 언론사에 기사를 안 실으면 그만이다. 다른 언론사와 일하면 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배달의 민족의 마케팅이 한참 히트를 쳤던 시기에 마케팅 담당자의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이 있다. "치믈리에 같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아이템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하지만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고 성공한 캠페인만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는 캠페인이 실패하면 담당자를 탓 하지만 배민에서는 열심히 준비했고 누구보다 실망이 컸을 담당자를 모두가 위로해준다. 투여한 시간과 비용 대비 반드시 성과가 나와야 하는기업들과는 다른 배민의 조직문화 덕분이다."
결국, 회사를 경영하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마인드와 조직문화의 차이다. 우리도 그때 모두가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던 프로젝트를 크게 성공시켰고 우리 팀이 전문지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어 유명 셀럽들과 함께 소개되었으며, 업계 각 분야의 상도 받았다. 나도 동료들도 그 시기에 가장 마음껏 일했고 가장 많이 성장했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책임자가 되어보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책임은 내가 질게"라는 말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는다. 하지만 나도 선배들에게 받은 것이 있으니 가끔은 후배들에게 호기롭게 말한다. "잘하고 있으니 계속해나가라", "실수하면 내가 커버할 테니 걱정마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