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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 Sep 14. 2020

Y의 제언 #13. "사생활"을 지켜주세요

to. Y님들께

서로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이 친해지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며 형 동생 문화를 구축하는 게 익숙하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저부터도 나의 부모님, 형제자매, 연애사, 결혼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더 젊은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시대가 변했지만 아직도 예전의 방식대로 술이 취한 모습도 봐야 한다며 부어라 마셔라 하고, 인생 첫 자취를 하는 팀원 집에 가서 잠을 자고, 20년도 넘은 시절의 연애사를 줄줄 읊어가며 연애상담을 해주시려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말 정중히 사양하고 싶은데 본인은 친해지기 위한 노력이라고 너무나도 열심히 조언해주시는 모습에 말문이 턱 막힙니다.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편한 사람인데, 나는 권위적이지 않는데 라고 혼자만의 착각 속에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업무량이 과중한 팀원이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 '결혼할 나이에 혼자 살면서 사람이 어두워지고 불만이 많아진 것이다'라고 치부당하는 것을 보고는 더욱이 사생활을 오픈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일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 되는데 구분 지어 생각할 수 없다면 더욱이 알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스로 고민을 털어놓거나 조언을 구하지 않는 이상,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묻지 마세요. 불편한데 말을 못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말하고 싶지 않은데 묻는 분이 무안할까 봐 어색할까 봐 답해주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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