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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꿈꾸며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의 첫인상

by 글쓰는 노동자 Ma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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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의 경계를 뛰어넘은 혁신." 


작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는 문구다. 이 문구에 홀린 것은 아니지만, 기꺼이 갤럭시 폴드를 구해 6개월 가까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저 문구는 갤럭시 폴드를 지칭하는 적확한 문구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리고 이제,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이 눈 앞에 있다. 갤럭시 Z 플립이 내놓은 문구는 '폴더블 폰의 미래'다. 과연 갤럭시 Z 플립은 폴더블 폰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간단한 첫인상은 아래 영상으로 갈음하고, 영상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서 남긴다. 



폴더로 빚어내는 

상이한 사용자 경험 


갤럭시 Z 플립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지만, 갤럭시 폴드와 다른 형태를 갖췄다. 세로가 아닌, 가로로 디스플레이를 접은 것. 방향의 차이는 사소하지만, 결과물과 사용자 경험의 큰 차이를 불러왔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먼저 갤럭시 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보이던 낯선 반응이 갤럭시 Z 플립에서는 상당히 줄었다. 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기성 세대에게 폴더형 피쳐폰. 소위 '폴더폰'으로 학습된 경험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폴더폰, 그리고 갤럭시 Z 플립은 기기를 활용하기 위해 먼저 접힌 기기를 펼쳐야 한다. 이들에게 폴더를 펼치는 것이 기기를 활용하겠다는 신호고, 폴더를 접는 것이 기기를 그만 쓰겠다는 신호다.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 Z 플립은 다르다


하지만 갤럭시 폴드는 좀 다르다. 갤럭시 폴드는 접은 상태로도 거의 완벽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이 상태에서 화면을 펼친다는 것은 이 작업을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화면을 접는 것은 마찬가지로 기기를 그만 쓰겠다는 신호로 작동한다. 


다시 말해 갤럭시 폴드가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를 잇는 하이브리드형 기기라면, 갤럭시 Z 플립은 스마트폰에서 그 크기를 좀 더 작게 줄인 형태의 기기다. 시작점은 스마트폰으로 같지만, 바라보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고 해야겠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그런 의미에서 갤럭시 Z 플립을 ‘폴더블폰의 미래’라고 칭하는 것은 어찌보면 폴더블 스마트폰의 기본은 갤럭시 Z 플립과 같은 구조일 것이라는 삼성전자의 예측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갤럭시 폴드 같은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갤럭시 Z 플립과 같은 형태의 스마트폰이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리라는 것이다. 


더 대중적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 Z 플립의 형태가 되지 않을까?


물론 두 가지 형태의 폴더블 폰을 모두 선보이겠지만, 더 대중적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 Z 플립이 될 것이다. 캐쥬얼한 사용 패턴에서는 휴대성이 뛰어난 편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와 같은 형태는 얼리어답터를 위한 프리미엄 모델로 계속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여전히 뛰어난

기기의 만듦새 


아직 많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져보진 않았지만, 갤럭시 Z 플립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듦새가 뛰어나다. 갤럭시 폴드를 쓰고 있으면서도 화면이 접혔다 펼쳐지는 장면은 쉬이 믿어지지 않는다. 날카로운 것에 여전히 상처입을 위험은 있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전체적인 완성도가 기대 이상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갤럭시 폴드와 다르게 어떤 각도에서든지 고정할 수 있는 프리 앵글 방식을 채택한 것 또한 신선하다. 우리가 알던 폴더폰처럼 한쪽 끝을 원심력의 힘을 빌어 닫거나 열 일을 차단했으며, 동시에 반쯤 접어 쓰는 U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폴더가 닫히는 부분에도 완충재를 넣어 갤럭시 폴드에서 간간이 느끼던 유격의 느낌도 잡아냈다.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나아졌다.


프리미엄다운 기본기


기본기에도 충실하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를 채택했고, 램은 8GB다. 저장 공간은 UFS 3.0 규격을 지원해 프리미엄 스마트폰다운 성능을 갖췄다. 6.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특이하게도 21.9:9 화면비다. 삼성전자는 이를 FHD+라고 불렀다. FHD에서 세로를 확장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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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화면비를 채택한 것은 한 손으로 잡으면서 확보할 수 있는 화면 크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것도 있고, 멀티 태스킹 UI에서 상단 바를 활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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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외부에 간단한 상태창을 보여주는 1.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3,300mAh 배터리, 1,2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전체적인 성능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이렇게 뛰어난 스마트폰이 펼쳤을 때 73.6x167.9x6.9mm, 접었을 때는 반으로 줄은 73.6x87.4x15.4mm가 된다는 점은 휴대성에서 큰 이점이다. 


스마트폰을 

접어야 하는 이유 


갤럭시 Z 플립을 보면서 꽤 재미있는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쉬이 흥미를 잃었다. 몇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휴대성 하나만 믿고 폴더블을 선택하기에 부담이 너무 큰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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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플립을 보면 스마트폰을 접고 펴는 것으로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화면을 상하로 나눠볼 수 있는 멀티태스킹과 반쯤 펼친 채로 활용할 수 있는 일부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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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멀티태스킹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는 있으나 화상 키보드를 불러오는 순간 키보드에 할당된 공간이 너무 커 멀티태스킹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화면을 반쯤 접어 활용하는 앱이 카메라 말고는 특별히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게다가 화면을 반쯤 접었을 때의 이점이 그다지 크지도 않다. 


스마트폰을 왜 접어야 하는가?


그러다 보니 결국 원론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스마트폰을 왜 접어야 하는가’ 그리고 현재 갤럭시 Z 플립으로 내릴 수 있는 답은 ‘예뻐서’와 ‘휴대성을 살리기 위해서’ 정도다. 그리고 이를 위해 내야 하는 기회비용은 아직 상당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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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인 외부디스플레이


외부 디스플레이가 작고 조작할 수 없다는 점도 여기서 아쉬움으로 꼽힌다. 갤럭시 Z 플립의 외부 디스플레이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간단한 알림 확인, 그나마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후면 카메라를 이용할 때 외부 디스플레이로 작게 그 모습을 보여주는 정도다.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 Z 플립의 방향이 다른 만큼, 갤럭시 Z 플립의 외부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의 모든 조작을 지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스마트폰의 상태가 어떤지 능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했다고 본다. 이 부분이 부실하다 보니 결국 화면을 펼쳐야 했고, 이게 반복되다 보니 ‘왜 힘들게 스마트폰을 펼치고 접어야 하는가?’하는 회의감이 든다. 



브런치 글 이미지 13

꿈꾸다

폴더블의 미래 


갤럭시 Z 플립을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식상한 표현이지만, ‘다음을 기약할 만한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갤럭시 Z 플립과 같은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가격을 떠나 그 방식이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 갤럭시 Z 플립은 왜 폴더블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충분히 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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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선택하는
폴더블의 이유가 충분히 소구되지 않으면
기믹으로 남아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폴더블을 준비하는 다른 제조사에게도 던질 만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현재 그 특성상 다른 스마트폰보다 고가에 형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용을 주고 폴더블 스마트폰을 써야 하는 충분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 대한 충분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폴더블 스마트폰은 하나의 기믹성 제품에 그치고 말 공산이 크다. 그렇기에 아직은 갤럭시 Z 플립 구매를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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