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2)
명문대를 나왔고 외모도 받쳐주고 대화도 잘 통하고 심지어 옷 입는 스타일도 세련된 여자가 있다. 키도 165cm가 넘는데다 얼굴도 작고 경제, 문화, 사회 등 직업 외적으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 여자에게 끌리는 남성이 많아 언제나 인기 중심에 있으며 꼭 이성적인 호감이 아니더라도 주변 평판은 ‘괜찮네’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이 여자의 나이가 30대 중반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든다. 잘났는데 왜 결혼을 못하고 있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여자가 가지고 있는 고충이 많다. 남자를 만나고 싶은데 잘 만나지지 않는 것이다. 젊고 팔팔한 20대 때 가만히 있어도 먼저 다가오는 남자들이 많아 연애가 됐다. 어느정도 외모가 되니 호감 보이는 남자들 중 외모 괜찮은 남자만 골라도 꽤나 선남선녀 커플로 호평 받았다. 별로 노력하지 않고 나 좋다는 남자만 만나도 연애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성에 안찬다. 결혼할 남자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연애하던 남자들과 이런 저런 이유로 헤어지고 결혼할 결심을 확고히 하여 배우자 감을 만나보려 했다. 지금껏 만나오던 세상과 판이하게 다르다. 남자도 똑같이 결혼할 배우자를 찾는 눈으로 여성을 보는 것이다.
이제껏 나 좋다는 남자를 만나던 연애 감정에서 벗어나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찾는다고 생각하니 보는 눈도 높아진다. 지식, 학식, 재력, 직업, 성향, 외모 등이 내 눈에 괜찮아 보이는 남자는 다른 여자들도 좋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상대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데 스킬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하우투를 모른다.
종종 이런 여자들 중에 착하고 나 좋다는 남자들이 다가오면 냉정하고 도도하기 짝이 없게 대하는 여자들이 있다. 반성해야 한다. 그런 남자들이 진짜 배우자 감인데. 반면에 내가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속수무책으로 넘어간다. 나 좋다는 남자 제쳐두고 내가 좋은 남자한테 홀랑 넘어가는 것이다. 나 좋다고 다가오는 남자가 주말에 만나자고 하면 온갖 핑계를 다대서 한 달에 한 두번 겨우 만나주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만나자는 소리도 안했는데 먼저 애프터를 청한다. 행여나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어쩌다 한 번 만나자는 말이라도 나오면 열일을 제쳐두고 튀어 나간다. 도도하고 냉정하던 여자가 자존심도 없애 버린다. 시대가 변해도 알아둬야 한다. 꼰대 같다고 해도 이 말은 해주고 싶다. 여자가 먼저 만나자고 하면 매력 없다.
위에서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인다. 보통 노력과 스킬로는 잡을 수 없는 상대다. 해본 적이 없으니 그저 남자에게 이끌려가다 차여버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기게 된다. 그래서 30대 중반, 후반으로 넘어간다.
이런 여자들은 (혹시 자기가 이런 부류라고 생각이 되면) 정말 묘약이 있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자들을 잘 관리할 줄 알면 연애 스킬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주변에 나 좋아하는 남자 한 명만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남자 잡기가 수월해 진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자 관리하는 기술이 내가 좋아하는 남자 잡는 기술이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자에게 이 여자가 했던 여러가지 쌀쌀맞은 행동들이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이 여자를 대했던 행동들이다. 그러니 그것을 상대하는 방식을 바꿔주면 된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자가 영화보러 가자고 하면 단박에 나가줘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영화보러 가자고 하면 한 번 정도 미뤄주기도 해야 한다.
(주의하자. 거절이 아니라 한 주 정도 미뤄주는 것이다. 적당히 조절 못해서 아예 떠나게 하면 안된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자가 슬며시 손잡으면 잡혀주기도 해야 된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손잡으면 살짝 놓기도 해야 된다.
조절만 잘 할줄 알면 가능하다. 그러다 알게될 것이다. 나를 좋아하는 그 착한 남자가 진국이라는 것을. 이런 눈이 틔어지면 이성관도 조금씩 바뀌게 된다. 겉만 화려하고 번지르르한 남자만 보이던 단계에서 내면을 보는 판단이 서게 된다. 나를 좋아하는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만나주지도 않고 전화 통화도 안하려고 하고 그러다가 선물만 챙겨받고 그러면 안되는 이유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는 게 당연한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