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아침 일찍 일어나 한 것은 집안일, 오후에는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어 참고될만한 책을 빌리기 위한 도서관 출입과 공부, 그리고 저녁엔 운동이었다.
운동 후에 집에 돌아와 보니 밤 10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샤워를 하고 빠져있는 드라마의 절반을 또 챙겨보고 다음 날 아침에 있을, 그러니까 오늘 있을 오전 약속 때문에 일찍 잠에 들려고 평소보다는 조금 일찍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분명 몸은 피곤하다고 빨리 눈을 감고 싶었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뜬 눈으로 새벽 2시, 3시, 4시...
문득 내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요즘 통 잠이 오지 않아 아침 6시가 다 돼서야 눈을 붙인다고 했었다.
불면증이야, 부엉이인거야?
아무래도 불면증인 것 같아 수면유도제를 먹었다고 했다. 그 말이 기억나서 어쩌면 나도 먹어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 다시 그 친구가 전날 하루 종일 연락이 되지 않았던게 생각났다. 아차, 그건 안되겠다. 결국 나는 다시 불을 켰다.
불을 켜고 이 새벽에 뭘하면 좋을까, 하다가 전 날에 글을 올리지 못한 것이 기억났다. 그리고 캘리그라피도 하지 않았던게 생각났다. 뭐지, 이게 바로 작심삼일인건가 싶었다. 아니지, 이러면 안되지. 그래서 그 새벽에, 나는 글을 쓰고 그렸다. 그리고 나는 동이 트는 것을 본 후 새벽 5시 30분, 그제야 눈을 조금 붙였다. 그런데 나는 아마 내일 새벽도 오늘과 같지 않을까 싶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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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매일, 나는 쳇바퀴 위에서 노는 다람쥐처럼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더디고 힘들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 어쩌면 나와 제 3자 사이에서의 일이 아니라 내가 진행하는 일이기에 더더욱 중압감에 놓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혼자 살아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여름은, 그렇게 나를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것 같다. 어떻게 서든 무엇이던 해내야 한다고, 해내야만 한다고. 너는 벌써 이렇게나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