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4일 <D-1>
나는 어떤 인연들을 스쳐 보낼까.
페루 여행을 가기 1일 전이다.
오늘은 3년 동안 볼리비아에서 학원 선생님으로 일을 했던 캐나다인 콜린의 Farewell파티 겸 크리스마스 파티 겸 New year 파티가 있는 날이다. 파티는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이기에 근처 카페에 앉아 이렇게 브라우니와 음료를 마시면서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꼈던 다이어리에 끄적끄적 내 이야기를 쓰면서 다가오는 즐거운 여행을 기대하고 있다.
콜린은 캐나다에서 온 영어 선생님으로 내가 처음 볼리비아에 와서 학원을 다녔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였다. 한국에서도 2년 정도 거주한 적이 있다는 그는 한국인 여자 친구도 사귄 적이 있었다고 했었다. 처음엔 이 친구가 한국어를 모를 것이라 생각해서 그의 앞에서 친구와 함께 한국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웃긴 이야기를 할 때면 그가 같이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정말 깜짝 놀랐었다. 우연이겠거니, 했지만 언젠가 그의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는 '아, 짜증 나!'라는 말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발음으로 하는 것을 보고는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원 선생님들도 그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아주 좋은 친구이자 선생이라며 그가 볼리비아를 떠나는 것을 아주 아쉬워했다. 학원 선생 중 한 명인 소니아는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여기 여자 친구가 있으니까, 다시 올 거야. 거의 결혼한 상태이던 걸?"
그가 언제 돌아올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이 곳에서의 인연도, 2018년과 함께 스쳐 보낸다.
앞으로의 짧은 15일 동안의 페루에서는 어떤 인연들을 스쳐 보낼까.
2018년의 끝자락에서 만날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