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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Feb 16. 2021

3년이라는 시간





망설인다,
팔로우를 할까, 말까.
메세지를 보낼까, 말까.

눌렀다.
받았다.
메세지를 보내본다.

장문의 답이 왔다,
잘 지내고 있다는 말과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지난 3년의 시간을 길지만 길지 않게 보냈다.
나도 답을 했다.
지난 3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가 있었던 곳을 여행했었다는 것까지.

다시 답이 돌아왔다.
지구반대편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일본에 돌아왔다는 답.
내심 좋았다.
적어도 같은 시간대에 살고있구나, 했다.

하루가 이틀로
이틀이 삼일로
글은 점점 짧아지고
답장을 주고받는 텀은 늘었다.

나는 당신이 궁금하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지구 반대편에서는 무슨일을 했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당신이 일본에서 무슨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어떤 것을 배우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연휴가 시작하는 날,
일본은 국가휴일이라는 당신의 말에
당신은 그 날 뭘할까 궁금해서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봤지.
그 날 하룻동안 답변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아니, 적어도 당신이 내 물음을 읽고 너무 개인적인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서 답이 없으면 어쩌지 걱정했어.

그 어플은 상대가 언제 들어왔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니까
당신은 언제쯤 들어왔었을까 확인하고싶어서 몇 번을 들어갔는데
10시간 전, 14시간 전에 들어왔다는 표시 뿐이었다.
내가 질문을 던지고 넌 내 글을 바로 봤음에도 말이야.

다음 날까지 들어오지 않는 너였어.
아, 끝인가 싶어하면서 마음을 정리했어.
아니 어쩌면 정리할 마음이 있으면 안되는게 정상이긴하다, 시작이라고 할 것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3년이라는 그 긴 시간동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계속 궁금해했었다면 믿을까.

이틀 뒤에 니가 답장을 보내왔지.
바다에 다녀왔다는 네 글을 보고,
아,
누군가와 함께 다녀왔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좋았다는 네 글에
그래,
그 사람이랑 같이 좋은 하루를 보냈겠구나, 싶었어.
너는 충분히 존경받을 사람이고, 사랑받을 사람이니까.
어디에서든 너를 사랑하고 싶어할 사람이 있을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제 당신의 그 메세지에 답장을 보내야하는데,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당신은 내게 주말을 잘 보내라는 글을 보냈는데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을 해야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너도 좋은 하루 보내. 라는 글로 마무리를 해야할지 고민이야.

당신이 궁금해.
여전히 나는 당신이 궁금한데,
당신은 내가 궁금하지 않은건지,, 질문이 없네.
어쩌면 내가 당신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 나의 답을 미리 다 말해둬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난 최선을 다해서 긍정회로를 돌리고 있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걸 좋아하지 않을테니까,
어쩌면 내가 물어보는 질문들에 답하는게 힘들었을까.
나는 당신에게 보내는 글을 쓰면서
이렇게하면 무례하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고민했었는데, 당신도 그랬을까,
그래서 더 질문이 없었을까...

그때, 당신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없었다면
당신은 내 손을 잡았었을까.

일본에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된건 당연히 당신이었다.
진원지는 후쿠시마 인근이였고
당신이 있는 도시는 멀테니까
그리 많이 위험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주말 잘 보내,라는 그 말에 나는 어떤 답을 보내야할까,
그렇게 계속 고민하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네가 괜찮은지 걱정된다는 말로 당신과 나의 아침을 열었다.
당신은 오후 내내 답이 없었지만 밤 늦게 답장했지.
'난 괜찮아, 고마워. 일본은 지진으로부터 모든 지역이 다 위험한것같아. 어느곳이던 지진이 일어날 수있으니까...'
그리고 또 다시, 나는 어떤 말로 당신과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할 수있을까, 계속 고민해.

그리고 여전히 나는 당신이 궁금해.
당신은, 주말은 잘 보냈는지,
이번 주는 무엇을 할 예정인지,
만나는 사람은 정말 있는건지,
혹시,
결혼할 사람은 있는지.....

그렇게, 여전히... 나는 당신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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