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엔 워크샵에 참여하였다. 평소에 관심도 있었고 나름 실생활에도 유용할 것 같아 참여했는데 강의 시간이 짧은터라 조금 빨리 진행한 것이 아쉬웠지만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점심 겸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냄새를 오랜만에 맡은것이다, 겨울 냄새를.
어렸을 때 나는 아침마다 집 밖으로 나왔을 때 그 공기의 향으로 계절이 바뀌었 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그 겨울 특유의 차가운 냄새가 코끝에서 느껴지면 겨울이 시작되었구나, 올 한해도 끝나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곤했다.
2.
그리고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를 만났다.
이제는 '너'에 대해서 쓰지 않을 것이라 굳게 다짐했었는데, 또 그 아이가 반대편에서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런데 예전에 '너'에 대한 글을 쓸 때 느껴지는 내 감정과 확실히 다르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별 감흥이 없다. 어쨌든 만났다. 그리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들어왔다. 끝.
3.
2013년에는 ' 11월'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게 딱 지금 이 시기, 겨울 냄새가 막 코끝에서 느껴지기 시작하는, 가을과 겨울 사이인 11월. 그 때 나는 2013년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을 썼었는데 3년 전의 나 자신이나, 지금의 나 자신이나, 둘의 고민은 똑같다. 그 때도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람'이다. 인간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았던 때였고 그것을 사람으로 치유받는 이야기를 썼었다.
4.
언제나 겨울은, 정리와 시작의 계절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계절이자 한 해를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올 겨울은 언제나 그렇듯이 춥겠지만 그래도 2013년 그 때 당시보다는 덜 추울 것같다. 그 때의 나는 갑작스레 불어난 인맥을 어떤식으로 관리해야하는지도 몰랐을 어린 나이였기에 더 외로웠던 아이였다면, 지금의 나는 그 때 당시 알게 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잃어버렸지만 훨씬 끈끈한 내 사람들이 생겼기에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짧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뿌듯하게 정리하고, 시작하는 겨울이 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든다.
5.
어쨌든 오늘 맡았다, 오랜만에.
겨울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