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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올라프 Sep 19. 2021

인생에는 실수 총량의 법칙이 존재한다.

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을 보고 느낀 단상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넷플릭스 추천영화로 계속 떠있던 '13 going on 30' (한국 제목: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을 보게 됐다. 2004년에 개봉한 워낙 유명한 영화여서 ‘언젠간 봐야지’라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13살 소녀 제나는 삶의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30살이 되고 싶어 한다. 13번째 생일날, 제나는 30살이 되고 싶다는 생일 소원을 비는데 눈을 떠보니 정말 자신이 꿈꿔오던 30살이 되어 있다.

성공한 잡지 에디터에 모델 같은 몸매, 완벽한 남자 친구. 겉으로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30살이었지만 실상은 엉망인 인생이었다. 직장 부하 남편과의 불륜에 경쟁 잡지사에는 중요정보를 몰래 팔아넘겼으며 부모님과 절친이던 맷(남자 주인공)과는 연락을 끊고 산지 오래였다.

제나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과오를 하나씩 바로잡아 나간다. 30살 제나는 이제는 거꾸로 다시 13살의 자신으로 돌아가 자신이 놓쳐버린 시간을 붙잡고 싶어 한다. 결국 제나는 원래 13살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하루 아침에 30살이 된 제나

어릴 적 우리는 한 번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른이 되면 막연히 우리가 꿈꿔왔던 모습이 되어있을 거라 상상하면서 말이다.

어릴 때는 시간이 참 더디게 간다.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니지만 당시에는 큰 고민이던 친구와의 트러블이라도 있는 때면 힘든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진다. 진로 고민, 공부 스트레스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지루한 과정 없이 그냥 쨔잔~하고 어른이 되고 싶은 거다.


실수 총량의 법칙


내가 살면서 느낀 건 인생에는 질량 보전의 법칙 말고도 ‘실수 총량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실수와 시행착오는 필연적이며 오히려 필요한 존재다. 처음부터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고 실수를 통해 인생에 필요한 교훈을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과정을 건너뛴다면 우리는 30살의 제나처럼 소중한 것들을 지키는 방법도 모르는 채 어른이 될지도 모른다.


삶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은 제나가 오랜만에 부모님의 집으로 가서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엄마는 큰 실수를 했던 인생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살고 싶을 때가 있어요?"라고 묻자 제나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난 돌아가지 않을 거다.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바로 잡는 법을 몰랐을 테니까."


영화를 보면서 가장 와닿았던 명대사였다.

  

"난 실수를 했던 걸 후회하지 않는단다. 왜냐면 실수가 없었다면 바로 잡는 법을 몰랐을테니까."

누구나 과거에 후회되는 일, 부끄러운 흑역사가 존재한다. 생각만 하면 이불 킥하고 싶은 결정적인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나도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내리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했어도 그 선택에서 파생되는 다른 종류의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또 실수를 지나오는 과정들이 없었다면 실수 총량의 법칙에 따라 지금까지도 시쳇말로 ‘삽질’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살면서 저지른 인생의 크고 작은 실수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바로 잡는 법도 몰랐을 거라 말한 제나의 엄마의 말처럼 말이다.

나무도 열매를 맺으려면 먼저 꽃이 져야 한다. 힘든 과정 없는 해피엔딩은 없다.


단순히 평점 높은 로맨틱 코미디인 줄로만 알고 봤는데 중요한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해주는 기분 좋은 영화였다.   


#영화 #로맨틱코미디 #단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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