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잃었다. 유튜브 PD로 다시 일을 시작한 지 4개월 째였다. 대표에게 채널 광고가 끊겼다며 계속 마이너스이니 재정비 후 다시 일하자고 카톡이 왔다. 3평 남짓 스튜디오에서 빗자루질 하면서 '좀 더 멋있게 일하고 싶다'라는 철없는 생각을 해서였을까. 예상치 못한 얘기에 벙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잘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순간 눈물이 찔끔했다. 돈 없는 데서 오는 설움을 또 다시 느껴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했다. 이렇게 쉽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건지 몰랐다.
'딸 발레비는 내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은데...' 하원한 아이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줬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 사준 치킨을 뜯었다. 영혼없는 표정으로 치킨을 먹는 내 모습에 남편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알아보면 된다고 얘기했다. 자고 일어나니 머릿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였는지 조금은 괜찮아졌다. 딸 아이 발레를 가는 길 '실직자가 타고 있어요'라고 자동차에 써붙여달라고 남편에게 농담도 했으니 말이다.
월요일이 되자마자 아이를 등원시키고 공고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일단 재택이 가능한 곳에 지원서를 냈다. 1명 뽑는 공고 하나에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걸 보면서 '다들 열심히 사는구나' 생각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 어쩐지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니 일하기 시작하며 흐려졌던 목표가 다시 생각났다. '사람들에게 일상 속 소소한 위로를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 일본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의 일상 에세이를 보고 잔잔한 위로를 받았던 나는 한국의 마스다 미리가 되기로 하면서 매일 조잘조잘 글을 써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