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일날 #1

It's not your birthday!

by 뭉클몽글

아이들이 많다 보니 어떤 달은 생일인 아이가 한 반에 여러 명인 경우가 있다. 전체 아이들을 다 세자면 20명도 넘는 달도 있다. 일이 있었던 달에는 3명의 아이가 생일파티를 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생일 당일이 되면 엄마들은 보통 아이가 원하는 캐릭터 2단 케이크는 기본이요. 개별로 먹는 갖가지과일이 먹기 좋게 잘려있는 과일컵, 개별 간식박스, 음료수, 치킨, 피자, 답례품까지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경쟁하듯 생일파티테이블 장식해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서포트 한다.


보기에만 아이들을 만족시키는 2단 캐릭터케이크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먹지 않는다. 수제버터크림과 최고급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었겠지만 한 입 먹고는 배부르다. 맛이 없다 등 더 이상 먹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그동안 본 아이들은 Paris막대빵집의 초콜릿케이크를 제일 잘 먹더라.

수제 캐릭터케익들




케이크에 초를 꽂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 후 생일 선물 전달 사진을 개별로 찍은 후 케이크와 스낵을 먹으며 무비타임을 가지게 되는데 사건은 이 무비타임에 일어났다.

보통 생일 당사자가 다 함께 볼 영화를 고른다. 다 함께 준비되었던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즐겁게 영화를 보고 집으로 하원하는 것이 생일파티 루틴이었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한 친구의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선생님~ 우리 아이가 오늘 생일파티 때 본 영화가 무서워서 보고 싶지 않았다고 해요.

나: 어머,,, 그랬구나. 함께 있을 때는 무섭다고 표현하지 않아서 몰랐어요. 다음번에는 더 잘 살필게요.

엄마: 네, 선생님. 다음 주에도 생일파티가 있으니 조금 신경 써주시면 좋겠어요.

나: 알겠습니다. 어머님. 우리 oo한테도 혹시나 영화가 보고 싶지 않거나하면 저한테 살짝 이야기해달라고 전해주세요.


통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생일 아이의 생일파티가 끝나고 무비타임이 되었다. 첫 번째 아이의 생일파티 때 시간이 부족해서 보던 영화를 다 보지 못했다며 두 번째 생일아이가 첫 번째 생일파티 때 보던 영화를 골랐었나 보다.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던 아이가 갑자기 뛰어나와 울면서

아이: 선생님, 저 영화 보고 싶지 않아요.

나: 영화가 보고 싶지 않구나. 그러면 영화 보지 말고 선생님이 친구들 케이크 나눠주려 준비할 때 옆에 앉아 있을까?

아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만 끄덕)...

나: 여기에 앉아 있자. 케이크 줄까?


교실로 들어가 아이를 내쪽으로 당겨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앉혔다. 친구들에게 케이크를 잘라 다 나눠줄 때까지 혼자 다른 곳에 두기가 그래서 그랬던 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다시 울며 소리도 듣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아닌가.

혼자 교실 건너편에 있는 도서관에 가있겠다는 거다. 잠시이기도 하도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는 곳이라 그러라고 했다. 얼른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준 후 아이에게 갔다.

나: 우리 oo이 많이 무서웠나 보구나. 그래도 선생님한테 직접 생각을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그런데 오늘은 oo생일이라 그 친구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른 친구들도 다 좋다고 하고, 그지?

아이:...

나: 혹시 다른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니? 선생님한테 이야기해 주면 선생님이 친구들한테 잘 설명해서 같이 볼 수 있도록 해볼게.

아이: 지금 말하고 싶지 않아요.

나: 그래. 괜찮아. 나중에 기분이 괜찮아지면 그때 이야기해 줘.

아이: (고개만 끄덕)



그날 오후 다시 그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선생님, 바쁘신데 자꾸 전화를 드리네요. 다른 게 아니라 아이가 생일파티하는 동안 혼자서 도서관에 있었다고 하던데 혹시 상황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나: 네. 어머님. 어떻게 된 일이냐면....

하며 상황설명을 드렸다.

엄마: 그렇게 된 거였군요. 아이가 설명을 해줘도 자세하지가 않아서 다시 연락드렸어요.

나: 괜찮습니다. 어머님. 그래도 가방정리하고 집에 갈 때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웃으며 갔어요.

기분이 풀리고 친구들과도 서로 내일 보자 하며 인사도 잘하고 하원했습니다. 일 정리를 조금 한 후에 전화드리려고 했는데 먼저 전화를 주셨네요. 제가 더 빨리 전화드릴걸 그랬나 봐요.

엄마: 아니에요, 선생님. 괜찮습니다. 근데 하나 섭섭한 건 제가 미리 아이가 그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말씀드렸는데도 그 영화를 보게 되었단 거예요. 물론 생일인 친구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신경을 조금 써주시지...

나: 아...



2편에서 계속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