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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살면 영포티 늙게 살면 꼰대. 그럼 뭐 어쩌라구.

by 라이팅유주

난 이제 40대 하고도 중후반.

내년이면 중반이라 우기기에도 민망한,

그냥 빼박 40대 후반이 되어버리는 나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숫자 나이와는 별개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는 여전하다.


운동이나 취미, 패션과 디지털 문화, 라이프 스타일 등에

영(young)한 감각을 잃지 않고 싶었고

나 역시도 이전 세대의 '중년'이라 하면 떠오르던

그 답답하고 고루한 이미지가 싫었기 때문이다.


얼만 전엔 '영포티' 논란이 대한민국을 한바탕 휩쓸고 갔다.

젊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새 눈치의 영역이 되어버리다니.


그렇게 세대별 갈라치기 하는 거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나도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하면 '영포티'라 조롱받는지 말이다.


궁금해서 그 조건들을 살펴봤더니

이건 뭐 하지 말아야 할 것 투성이.


헐, 대박, ~~~(물결 표시), ....(줄임표), ^^(눈웃음) 같은

단어는 물론이고

아이폰 쓰는 것도 뭔가 눈치 보여.

가방에 인형과 키링 주렁주렁도 안 된단다.

크록스 지비츠도, 긴 생머리도,

로고 티셔츠도, 브랜드 운동화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포티의 조건들.


이리저리 끼여 안 그래도 서러운 40대인데

젊은 감각을 강조한다고 눈치까지 받아야 한다니.

도대체 영포티와 꼰대의 경계는 어디쯤인가 궁금했다.


하지만 뭐 어쩔 텐가.

나는 늘 그러던가 말던가다.

남들이 영포티라 놀리든 말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사람.


젊음은 나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스로를 낡게 규정하지 않고

나이듦을 이유로 도전과 시도,

그리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


내가 생각하는 진짜 영(young)함은 바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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