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로그아웃'의 기술

무엇을 더할까보다 무엇을 뺄까를 고민해야 할 때

by 라이팅유주

입으로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 일상은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웠던 것 같다. 물건을 비우는 것에는 익숙해졌지만,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세상 속의 짐들은 오히려 더 무겁게 짊어지고 있었으니까.


어느날 문득, 가만히 멈춰 서서 내 라이프 스타일을 돌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소음이 끼어 있었고,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신호들이 감지되었다.


이것저것 발을 걸쳐놓은 일은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일에는 몰입하지 못하고 있었고, 수시로 울리는 알림과 단톡방의 숫자들이 내 집중력을 조각내고 있었다.


챌린지가 아니어도 혼자 잘 해낼 수 있는 일조차 굳이 여러 통로로 확인받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이 조용히 마음 한편을 건드리는듯 했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내 삶을 아주 조용히, 그리고 과감하게 정돈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지털 다이어트'.


더 이상 내게 필요하지 않은 단톡방에서는 조용히 나왔고. (물론 방장님이 알아서 정리해 주신다면 마음이 더 편했겠지만) 카카오톡의 모든 단톡방 알람도 과감하게 꺼버렸다.


처음에는 '혹시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단톡방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알지 못해도, 내 일상에는 놀라울 만큼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 자체를 줄이고, SNS 소통도 조금 내려놓았다. 모든 댓글과 반응을 100% 챙기려다 보니 오히려 내 중심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찾아주시는 이웃님들과 팔로워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고 감사해 하는 내 마음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그렇게 삶의 군더더기를 조금씩 덜어내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손에는 다시 책이 들렸고,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깊이 또한 달라졌다. 삶의 본질적인 부분에 충실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겨난 것이다.


더욱 신기한 것은, 늘 "해야지"라고 말만 하며 미루던 AI 활용과 영어 공부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억지로 시간을 낸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니 그 자리에 중요한 것들이 자연스레 스며든 셈.


우리는 늘 불안한 마음에 '무엇을 더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인맥, 더 많은 배움... 하지만 복잡한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힘은 '무엇을 뺄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혹시 당신도 지금의 꽉 찬 일상이 버겁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잠시 세상의 소음에서 '로그아웃'해 보는 건 어떨까. 알림이 사라진 고요한 자리에,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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