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이다. 1편

당신의 삶은 어떤 여행을 하고 있나요?

by 은쓰다
오늘의 사연입니다.


아들 셋을 기르는 엄마입니다. 제 배로 낳은 녀석은 둘인데요. 앞으로도 쭉 막내 같을 남편까지 하면 아들 셋인 셈이죠.

결혼하고도 사회생활을 조금 하다가 연년생으로 아들 둘을 낳고 나니 회사를 계속 다닐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남편과 상의 끝에 결국 전업주부가 된 지 어언 12년이 지났습니다. 초딩 아들 둘을 기르느라 정신없이 보냈고, 외벌이로 살림하려다 보니 알뜰하게 살았어요.

올 해가 결혼 15주년이라 남편이 웬일로 둘이서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는데요. 기왕 가는 것 못 가본 유럽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결국은 또 다음 기회로 여행을 미뤄둘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께서 애들을 봐준다셨지만 길게 여행을 가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또 생각보다 적지 않은 비용을 쓰려니 그 돈이면 '애 학원 뭐를 보낼 텐데...' 이런 생각때문에 선뜻 결정이 되지 않네요.


사실 2년 전에 큰 마음먹고 여고 동창생들과 3박 5일 패키지로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모처럼만의 혼자 시간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이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죠. 물론 재미있었지만 한 이틀 지나고 나니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바다에, 음식에... 애들이랑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이런 저 스스로 ‘으이구, 모질이’ 라는 생각도 했지만 뭔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 너무 여유로우니 오히려 텐션이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올해도 해외여행은 물 건너갈 것 같고, 그냥 저희 가족 네 명이 캠핑이나 갈까 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아들 둘과 남편과 넷이 보내는 캠핑이 또 가장 재미있기도 하거든요.


DJ님은 여행 좋아하시나요? 20주년에는 꼭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갈 겁니다.

갈만한 여행지 추천해 주세요.




'앞으로도 쭉 막내 같을 남편'이라는 표현 재미있네요. 표현은 그렇게 했어도 사연자님의 이야기 속에서 복닥복닥 재미지게 살고 계시는 듯 해서 저도 좋습니다.

여행이요? 사실 저는 곧잘 해외여행을 다닙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도 ‘가장 좋았던 여행지가 어디인지? 추천할 여행지가 어디인지?’ 많이들 물어보세요.

여행이라는 게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언제 가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함부로 추천을 하기에는 쉽지 않고, 또 각 여행지마다 나름 다 매력이 있어서 하나를 꼽기에는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그중에 하나를 꼽으라며 저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나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가 상위 순위권으로 치고 올라오긴 했는데요. 그래도 아직은 저 두 도시를 먼저 추천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먼 곳을 못 갈 상황이라면 일본의 소도시도 추천하구요.


사람마다 여행의 취향도 다르고 느끼는 즐거움도 다를 것 같은데요.

제가 여행을 자주 가는 이유는 결국 여행이 주는 잔상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J성향이라 여행 가기 전에 검색도 해보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보고 예약도 미리미리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막상 여행지에 가서는 꼭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전혀 개의치 않는 성향이기도 해요. 그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탐색의 재미부터가 여행의 설렘을 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막상 여행을 하다 보면 때로는 시차 적응이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 또 막상 가보면 남의 블로그에서 본 사진이 훨씬 더 멋진 관광지도 많거든요.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그저 인증샷 몇 컷 남기고 복잡해서 빠져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때로는「그냥 움직이는 건가」하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아요.

그런데 진짜 여행의 묘미는 뭐인지 아세요? 여러분,

그건 바로 여행이 끝난 한참 후에 한 컷 한 컷 제 머리와 마음에 남아있는 그날 그때에 느꼈던 무드가 다시 떠오를 때입니다.

그러한 여운과 잔상이 또 다른 여행지로 저를 이끌게 하는 매력 같아요.


보통 여행을 가면 낯선 곳, 낯선 문화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들이 인생의 값진 경험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얼마 전 개그맨 박명수 씨가 어떤 어린 친구에게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하는 것도 경험이지만 일을 하면서 겪는 게 가장 큰 경험」 이라고 했다죠?

저도 이 말에 공감합니다.


아마도 사연자님이 여행에 크게 재미를 못 느끼시는 건 지금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어떤 여행보다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기 때문 아닐까요?

언제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 케어를 마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 막내아들인 남편분과 서로의 하루를 얘기하며 피식 웃곤 하지 않나요? 그렇게 그날의 잔상과 여운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사연자님은 여행이 주는 매력을 일상에서 매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앞서 추천드린 두브로브니크는 한창 꽃보다 누나 열풍이 지난 몇 해 후에 그 코스 그대로 갔던 12박 13일의 여행이었는데요.

노래 한 곡 듣고 와서 ‘크로아티아 여행기’ 다음 주에 계속 들려드릴게요.


비록 당장 유럽은 못 가시겠지만 누구보다 재미있는 인생 여행 중인 사연자님께 들려드립니다.

전주부터 여행의 설렘이 느껴지는 경쾌한 노래죠?


[볼빨간사춘기의 '여행']


https://music.youtube.com/watch?v=DMcRIihAq9Q&si=kyQf7oDWfsRfM2d6


** 출처 : 유튜브뮤직




결국 우리의 삶 자체가 여행 아닐까요?
여행을 가더라도 사실 우리는 남의 삶과 일상 속에 머물며 잠시 이방인이자, 관광객으로 살면서 다른 일상에서 느끼는 생경한 흥미 때문에 즐거운 것이죠.
일상도 찬찬히 살펴보면 여행이 되고, 여행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상이 됩니다.


여행지에서 삶과 일상이 묻은 사진 공유합니다.

▲ 베네치아의 어린이집 앞 주차되어 있는 씽씽카
▲ 일본 마쓰야마, 수고한 하루를 털어내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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