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만이 아니라 내 삶이 달콤해지도록
오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DJ님, 저는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 여성입니다. 오늘도 전쟁터 같던 사무실을 나와 퇴근 인파의 사람들에 끼어 잠시 납작 쥐포가 되었다가 몸을 털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는데 마침 제가 좋아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1+1 행사를 하잖아요.
‘어머 이건 사야 해! 이런 건 사야 돈 버는 거야.’ 하는 마음으로 저도 모르게 손이 가서 사 왔답니다.
사실 제가 단 걸 정말 좋아해요. 어릴 때는 오히려 많이 먹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수록 왜 이렇게 단 게 당기나 모르겠어요. 남들은 술과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는데 저는 커피와 단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습니다.
단 것도 중독성이 있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저를 보니 진짜 중독이 맞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를 상대하고 나면 바로 서랍에 있는 캐러멜을 꺼내서 먹게 되고, 상사와 미팅을 하고 나오면 사탕을 아작아작 깨물어서 먹고 나야 조금 기분이 가라앉는달까요?
사실 얼마 전에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당뇨 전단계라고 하더군요. 검진 결과 상담을 받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제 차트를 쭉 보시더니 “단 거 줄이세요. 집에 고지혈 내력도 있네요. 이러다 더 늙으면 고생해요.” 라고요.
순간 뜨끔했습니다. 건강 검진 이후로 사무실에 있던 초콜릿과 젤리를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안 먹으려고 노력 중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일주일 넘게 꾹 잘 참았는데 오늘은 그만…
사연을 보내고 있는 지금도 아이스크림 한 통 옆에 두고 퍼 먹으며 사연을 보내고 있습니다. 걱정도 되는데 너무 맛있는 걸 어떻게 해요.
음… 우선 사연자님…
사연을 읽다가 과연 '제가 감히 조언 따위를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사실 저도 단 걸 좋아해서 사연자님의 말에 공감이 되거든요.
그러나!! 조언은 아니더라도 우리 단 걸 좀 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해 보죠.
우선 그럼 우리는「왜? 이렇게나 나이가 많은 어른이 되었음에도 단 것들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원인부터 분석부터 해보고 해결책을 마련해 볼까요.
우선 제 케이스를 생각해 보자면, 생긴 것 자체가 유혹적이어서인 것 같아요.
해외의 다른 나라 마트, 편의점 등을 가면 우리나라에서도 늘 볼 수 있지만 또 그 나라만 갖고 있는 버전의 젤리, 캔디류 들이 있단 말이죠. 더욱이 얼마나 포장이 알록달록 예쁩니까? 크기도 크지 않고 몇 푼 하지도 않으니 자꾸 저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되고, 많이 사서 남들 하나씩 줘야지 하고 집어오게 되어있거든요.
그리고 또 마트나 편의점 계산대에서 항상 알락~달락~한 예쁜 포장지들이 하필이면 1+1으로 우릴 유혹하잖아요?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 있는 저를 마구 유혹해서 결국은 계산대 위에 같이 몸을 싣게 하죠.
결국! 먹기보다 눈에 예뻐서 사는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사연자님 말대로 스트레스 해소에 단 성분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잖아요. 요즘은 워낙 여기저기서 듣게 되는 정보가 많다 보니 저도 자연히 알게 된 건데요.
단 맛의 주성분은 포도당, 과당 등의 단순당류이고 이런 단순당은 뇌가 즉각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받게 되어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하죠. 그리고 세로토닌,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안정화되고 쾌감을 느낀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결국 우리의 뇌가 단 맛에 길들여지게 되는 거구요.
그러니까 사연자님도 습관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단 걸 찾게 되는 걸거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에 또 단 걸 찾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보셨어요? 저는 참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인데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박새로이가 아버지에게 처음 술을 배우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버지 역할을 하는 손현주 배우님과 박새로이 역할을 하는 박서준 배우님이 아주 인상 깊은 대화를 하는데요.
아버지가 아들에게 술을 한 잔 건네고 아들이 한 잔 마시자 이렇게 말합니다.
술맛이 어떠냐?
... 달아요.
허허허-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야.
두 분의 연기력과 오래된 선술집 분위기의 화면 구성으로 더욱 인상 깊은 장면이었죠.
물론 이 대사는 꽤나 깊은 상징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조금 더 확대해 생각해 보면 어른의 삶이 고단하고 쓰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자꾸 단 걸 찾게 되는 거 아닐까 싶어요.
생각해 보면 설탕 요거 참 요물입니다.
과거 대항해 시대부터 시작된 설탕의 찬탈의 역사와 제국주의를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닌 저 하얀 가루가 세상을 뒤바꿔 놓았잖아요. 그것도 모자라 현대 사회에서는 과당의 시대가 되면서 Zero 열풍이 불기 시작했구요. 이렇게 달콤한 폭력의 설탕의 역사 속에서 길들여진 우리가 단 걸 참아내는 건 참 힘든 거 맞아요. 그러니 우리 자책하지는 말고 건강을 위해 조금씩만 줄여보죠.
사연자님, 정말 단 것 단박에 끊으실 수 있어요? 그러다가 금당(禁糖) 현상 생기면 오늘처럼 더 폭발할지도 몰라요. 그러니깐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참으려는 마음 때문에 더 스트레스받다 보면 단 게 더 생각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 함께 노력해 보자고요.
결국 우리의 입맛은 뇌와 호르몬이 지배하는 거니깐, 달콤함이라는 개념을 혀 끝이 아니라, 내 삶으로 치환해 보는 것들은 어떨까요?
궤변일 수 있지만 DJ의 해결책 나갑니다!
첫째, 달콤함이라는 직관적인 충족을 혀가 아니라 코로 느끼며 만족해 봅시다. 향기 테라피를 추천해 볼게요.
요즘은 굉장히 다양한 향의 뷰티 제품이 많으니 우선 달콤한 향이 나는 샤워젤과 바디로션, 핸드크림을 구입해 보는 거예요. 그리고 침실에는 안정감 있고 좋은 향이 나는 천연 방향제를 놓아두고 잠들기 전 좋은 향기를 맡으며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 나를 위한 절제를 위해 절대 1+1 행사 상품 절대 사지 않기.
이건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내 목숨 값을 할인해 구입하는 거다.' 라고 생각하며 주먹을 꽉 쥐고 구입하지 않는 거예요. 너무 무서운 표현인가요? 그리고 제가 말한 대로 알록달록 작은 포장의 예쁜 아이들이 유혹을 해도 그저 '저건 먹는 게 아니라 보는 거다. 보라고 저렇게 예쁘게 포장된 거다. 보는 거에 굳이 돈 쓸 필요 없다.' 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봅시다.
셋째, 스트레스가 쌓일 때 당기던 달콤함을 보상으로 바꿔 보는 거예요. 즉,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달콤한 걸 먹는 게 아니라 나에게 보상을 주는 형태로 단 맛에 대한 습관을 바꿔 보는 거죠.
매주 아주 작은 목표를 정하고 그걸 행하고 나면 맛있는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셀프 쿠폰을 발행하는 거예요.
넷째, 무엇보다 사연자님의 삶의 달콤 리스트들을 채워가며 혀 끝이 아니라 삶이 충분히 스윗~하다는 사실을 각성하는 것입니다. 즉, 사연자님의 하루에서 쓴 맛은 지우고 달콤한 기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바꿔보는 건 어때요? 아까 말한 대로 좋은 향기로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잠이 들 때쯤 하루를 돌아보며 달콤했던 순간만 다시 한번 복기하고 마음 편하게 잠들어 보는 거예요.
그렇게 하루의 달콤한 순간을 떠올리며 잠들다 보면 마음도 꿈도 편안해서 숙면에도 도움이 될 거고, 숙면으로 인해 좋은 호르몬 작용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자연스레 단 맛이 조금 덜 당길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는데 저는 스트레스받을 때 얼음 먹거든요. 얼음 입에 넣고 살살 녹이다가 와그작 씹어 먹으면 사탕 대용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얼음도 너무 많이 깨물어 먹으면 안 좋긴 하다지만 그래도 사탕을 줄이기 위한 대용으로 당분간은 효용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의 대안에 과학적, 의학적 근거는 크게 없습니다.
사연자님뿐 아니라 저를 비롯해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는 꼭 단 맛이 아니라 무언가 의지하고 싶어지는 중독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내 삶이 달콤하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나 스스로 삶의 패턴을 조금씩 바꿔 가는 것부터가 내 삶을 위한 달콤 리스트의 실천이지 싶은 생각에 비록 궤변이지만 해결책이랍시고 의견을 말해봤어요.
어때요? 생각보다 어려운 것 없어 보이죠? 그렇다면 지금부터 바로 실천해 보자고요.
하루아침에 다 바뀌지는 않아도 이미 사연자님이 본인의 건강을 신경 쓰고 조금씩 변화하기로 한 마음부터가 시작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응원을 위한 노래 들려드립니다. 듣기만 해도 파이팅이 넘치는 노래입니다.
https://music.youtube.com/watch?v=Y4JQokTmBTA&si=LEuXCNQxudSNiWpd
** 출처 : 유튜브뮤직
'달콤함 속에는 쓴 독이 숨어 있다.' (의역) by 셰익스피어
옛날 대단한 으르신이 그냥 한 말이 아닐 거니깐,
새겨 듣고 당분 섭취 좀 줄여 볼까요?
알록달록 눈으로 먹는 Something sweet 감상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