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범_히가시노 게이고

25년 10월 2주

by 은쓰다

긴 연휴 간 밀린 예능도 보고, 독서도 하고, 영화도 두 편이나 관람했다.

친구들을 만나 소소한 수다도 재미있었고, 쇼핑까지 꼼싹꼼싹 쪼막쪼막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끝!!

이번 주는 이런 조각들 모두가 여유로움 속에서 힐링이 되었던 장면들이라 모든 것이「소란소란 주간일,상」 이지만!!

그중 사놓고 읽다 덮어둔 가공범을 다시 읽었고,

다시 읽다 보니 내가 왜 이 책을 처음에 읽다 말게 됐는지,

또다시 읽으니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름값은 하느라 실망은 안 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워밍업을 하란 듯이 금요일 후 또다시 주말이다.

오늘까지만 푹 쉬고 다시 아자아자!!



(독후감) 가공범

내용은 기술하지 않았지만, 눈치가 초 빠르면 대충 흐름을 알 수 있는 약스포가 있을 수도 있어요.



한 여자를 멀리서 지켜보며 짝사랑한
두 남자가 만들어낸 살인 시나리오



대대로 정치가 가문 출신의 시의원 도도 야스유키와 배우 출신의 와이프 도도 에리코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사건에 투입된 젊고 패기 넘치는 스마트한 고다이와 능구렁이 같은 야마오 두 형사가 이야기의 중심을 끌어간다.


사건수사를 위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하나씩 소개되며 '과연 이 중에 누가 범인일까?'를 추리하게 만들며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속도를 슬슬 올린다.
도도 부부의 딸인 에나미와 남편으로부터 사건 수사가 시작되고 수사를 통해 점차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며 현재의 사건과 과거의 그림자의 사이사이를 메꾸며 잇는다.


현재의 인물들인
- 에리코의 절친인 혼조 마사미
- 백화점 VIP셀러인 이마니시 미사키
- 에리코가 후원하는 보육원의 원장 히라쓰카
그리고 점차 과거와 링크가 되며 비밀을 간직한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 에리코의 양부모인 후카미즈 부부
- 고등학교 시절 산악부 친구들이자 과거의 에리코와의 악연의 시작인 야마오, 나가마

이 외에도 다양한 등장인물들 속에서 극은 끊임없이 한 발짝씩 풀어져 나간다.
다른 추리 소설에 비해 속도감이나 몰입감은 적다.
보통 이런 류의 책을 열면 조금만 읽다 말려고 해도 다음 챕터, 다음 챕터로 넘어가다 한 권을 후루룩 읽어버리는데 가공범은 그런 맛은 없다.
책의 페이지가 521P이다 보니(옮긴이의 말 제외) 관계와 상황의 디테일하게 풀어내느라 속도감을 포기한 건가 싶다.

나름 대작가인데 놓칠리는 없으니 '박진감보다는 탄탄한 엮음을 조금 더 집중한 걸까?!' 라고 해석하기로 함.
결말은 액자식 구성으로 사건의 본인(범인) 중심으로 설명한 후 후속타들은 이 사건의 설계자를 통해 충분한 설명을 한다.
그래서 다행히 기욤뮈소처럼 정성스레 지은 밥을 후루룩 물 말아먹듯 결론을 풀지 않아서 다행이다.


※ 개인적으로 기욤뮈소의 책은 몰입감과 속도감은 짱이라 진짜 길을 가면서도 책을 들고 읽고는 하는 수준인데, 정말 결론은 대체로 허무하다.

[발단-전개-전개-전개-위기-절정-절정-결(말도 없음. 결로 끝나는 기분)] 인 기분...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 한 일이나, '다음은 어떻게 되지?' 하면서 극을 쫀쫀하게 흘러가게 한 다음에 대체로 끝은

"그럼 그때 이건 어떻게 됐던 거지?"

"그건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했죠."

"그렇다고 해도 어쩌구는 말이 안 되잖아."

"그건 요로조로 이리저리 했던 거죠."

라는 식으로 그간의 쫀쫀함을 친절하고 간편하게 요약해 주고 끝나는 느낌

(*특히 종이여자가 이런 스타일 짱;;)

그래도 기욤뮈소 책은 재미있는 스토리에 신간이 나오면 읽게 되는 매력이 있어서 계속 보는 중



다만, 번역가의 스타일인지 번역체가 글을 유려하게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심지어 오타도 있고...

일본 스타일을 더 드러내려고 직역처럼 한 건지, 아님 번역가의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번역의 문체가 몰입감을 떨어뜨리는데 한몫을 한 것 같아 살짝 아쉽.

일본 소설을 자주 읽다 보니 양윤옥, 김난주, 양억관 님 같은 분들의 글은 읽기 편하면서도 작가의 세밀한 감성을 잘 표현하는 것 같은데...

마지막은 과거의 인연에서 또 다른 희생자인 사람의 말로 잔잔히 끝을 맺지만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하는 말로 보인다.
결국 서로 어긋난 짝사랑으로 비극이 시작됐고, 그 비극이 참극을 낳게 된 이야기이니까...


Ending page.

노부인은 그리움과 연민에 찬 눈으로 나이프를 바라보았다.
"옛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아이에게 말해 주고 싶군요. 짝사랑이 행복한 경우도 있다고."
벽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박스에서 뛰어내린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며 크게 하품했다.


박진감은 떨어지지만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며 깊어지는 이야기이다.
다 벗겨진 후 남은 알맹이는...

각자의 짝사랑이었는지,

결국 나를 제일 사랑해 감추려던 마음이었는지,

그래서 결국, 당신들이 지키려던 사람이 과연 누구였는지.





# weekly scene


책을 읽다가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으면 밑줄을 치거나 인덱스 테이프로 마킹을 해 둡니다.
이 책은 특별히 마킹할만한 문장들이 없었지만
개인적인 Best는 몇 장면 없는 따스한 장면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현실적 인간적이면서 일본 스러운 어묵탕가게 무드가 떠올랐다.
▲ 따뜻하면서 묵직한 마지막 대사(?)


# Bonus cut

개인적인 Worst는 사알~~짝 아쉬운 번역체
그저 개인의 판단일 뿐, 제 생각이 옳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말아주세요.
특정 표현들이 어색할 뿐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며 번역가에 대한 지탄도 아닙니다.
▲ 일본어를 직역한 것 같은 번역체;;
▲ 경찰수첩 오타발견



# 극의 터닝포인트들 - 스포 가능

아래 장면은 극의 전개상 터닝포인트에 해당되는 것들이므로 이 책을 읽을 분들은 패스해 주세요!
그래서 일부러 아래 장표는 엔터 눌러 조금 간격 벌여뒀습니다.








▲ 슬슬 절정으로 다가서는 단계
▲ 드디어 고다이가 감을 잡기 시작했다!
▲ 트리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