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런 우연을 기다리는 것 마저도...
우연이 허락된다면...
해저문 저녁,
그 사람은 신호를 기다리는 횡단보도에서
여느 때 처럼 찡그린 표정으로 담배를 빨고 있거나
한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세상에 섞여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마주 선 횡단보도에서는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을테니까,
나는 신호에 걸린 버스 안에서 볼 수 있게...
운전을 하고 있으면 잠시 놀라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마주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