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놀이, 사랑

첫 출근 일주일에 부쳐

by sooway



유시민 작가의 책이었가 BBC 다큐였가, 어디서 처음 들었는는 기억이 안 나는데- 행복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인생의 세 가지 위대한 영역으로 '일, 놀이, 사랑'을 꼽았다고 니다. 이 세 가지가 인간에게 살아갈 이유를 주며, 각 영역들이 균형을 이룰 때 인간은 행복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해요.


되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 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서 의미 있었던 대부분의 것들이 저 세 가지 카테고리에 포함되라고요.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맥주 한잔은 놀이의 영역일 수도, 넓은 의미의 사랑-우정-일 수도 있지요. 리 또 가깝게 떠난 여행들, 지금껏 섭렵한 취미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놀이'에 해당할 테고요.


일 놀이 사랑. 꽤 오랜 시간 삶의 이정표처럼 가슴에 품고 살았습니다. 제까지나 그 세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 사람이고 싶어요.



외우자 끄적끄적


물론 인생을 세 영역에 완벽한 비율로 할애하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서, 내 삶은 자주 대충 자른 파이처럼 들쑥날쑥곤 했니다.


이를테면 대학졸업 후 얼마간의 취준생 시절은 '일' 쥐꼬리만하고 '놀이와 사랑'은 비대했던 나날들로 기억합니다. 독서실 총무 알바를 하며 최소한의 용돈벌이 했고, 남는 시간은 루에 세 시간식 우쿨렐레를 면서 목놓아 노래를 부르거나 어린 동생을 보살지요. 신입사원으로서의 첫 1년동안은 오로지 일만 했던 것 같아요. 직된 표정으로 메모하고 야근하고 실수하 눈물 찍 하다 보니 시간이 훌훌 르더라고요.


내 삶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고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 결혼을 , 회사에선 시키지도 않은 일을 신나게 하며, 이런저런 취미(이 브런치 포함) 이것저것 활발히 깨작리던 시절이었. 때는 어쩜, 3박자가 리도 쿵짝짝 쿵짝짝 조화로운 음악 같던지(런스가 왜 무너졌는지는 퇴사 관련 이전글..아앗..^^)



독서실 총무 한장요약
전 직장동료 현 칭구칭긔들과의 퇴사여행


그리고 제 막, 놀이와 사랑으로 가득했던 장장 8개월간의 백수생활습니다. 오랜만에 내 일상에서 '일'의 지분을 회복게 되었어요. 마침 슬슬 일이 하고 싶던 찰나, 우연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다가와, 믿기지 않게 내것이 된 기회입니다.

(여담: 임원면접에서도 그놈의 놀이 사랑을 다고 한다. 감정과잉의 지원자를 합격시켜 주셔서 감사 따름. 따히쉬..)


삶이 러모로 홱 바니다. 신이 없네요. 제껏 이완되어 있던 정신을 하루종일 팽팽하게 잡아당기느라 일과가 끝나면 녹초가 되고, 새로운 환경 적응하느라 한겨울 기름보일러처럼 너지를 펑펑 쓰고 있습니다. 행히 새로 만난 동료들은 밝고 따뜻하고 말 많은(!?) 분들이라 긴장된 마음은 많이 누그러었지만, 그래도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 일입니다. 드폰 알람을 맞추지 않는 삶, 햇살 맞는 담쟁이처럼 묵묵하고 평온하던 삶이 불과 일주일 전이었으니까요. 이럴 때를 위해 지금껏 그렇게 푹 쉬어둔 것일 테니 아쉬운 마음은 별로 없만요.



감사흡느드... (입틀막)


다만, 사 첫 주 마무리하는 금요일 밤, 나는 새삼스레 삶의 균형에 해 생각합니다. 이 '일'을 잡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확 줄어들게 되었거든요. 남편과 함께하며 느끼는 행복감은 내 삶의 큰 연료서 요즘은 방전되는 기분을 자주 느낍니다. 설레는 맘으로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묻고 지친 그의 등을 토닥이는 평일 저녁- 그것이 사라진 은 내게 큰 상이에요. 편에게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러나, 직 물리적인 시간만이 사랑의 부피 량을 결할 거라는 믿지 않니다. 그 어떤 요소도 우리가 찬히 쌓아올린 사랑의 영역 범하지 못하리라는 걸 아요. 그래서 미안하고 슬프지만, 으로도 한동안 슬프겠지만, 너무 가라앉지는 않기로 합니다.


대신 로운 삶의 방식에 걸맞게 사랑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에요. 함께는 시을 더욱 밀도 있게 채우려고요. 더욱 경청하고 눈을 맞추고 웃어주고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려고요. 좋은 일터에서 밌게 일하고 많이 성장해서, 조금 더 근사한 동반자가 되고요.



소처럼 벌어오게뜹니다! (ft.펭수)



삶의 파이를 다시 썰 시간니다.

운 삶을 온 몸으로 껴안을 준비를 합니다.


녹록치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셀프 격려. 무언가 신나는 일들, 새로운 의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를. 일 놀이 사랑 타령을 멈추지 말고, 성실한 줄광대처럼 균형을 잡기 위해 한번 부지런히 애 보겠습니다. 래서 신나게 일하고 지금처럼 사랑하고 적재적소에 놀 줄 아는 였으면 합니다.


나녀석 화이팅. (그리고 남편도)



- 2020. 2. 7. 9:2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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