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th Feb sunday morn
대화 중 선물에 관하여 일부 발췌; 선물은 지극히 주는 사람의 이기적인 욕망이 들어갈 수 있다, 계속 실체가 있게 되고 그럼 선물을 준 사람의 존재감을 계속해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베개를 선물했던 나에게; 수면을 염려하고 또 염려받길 바라는 욕망이 투영되어 보였다. 적어도 잠에 들지 못하는 밤의 시간은 그걸 아는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동안 내가 선물했던 그리고 선물 받았던 것들을 생각하며 특별한 사이에선 욕망이 투영된 선물이 많이 존재할 것이다. 주로 가벼운 관계에선 내 돈 주고는 살 일은 없지만 존재한다면 활용할 법한 재치 있는 양질의 물건을 주려고 노력한다.
받을 때 역시 받은 덕분에 써본다며 감사히 활용하고 사용할 일이 거의 없거나 그 가치가 다른 이에게 더 빛난다면 그들에게 다시 선물하기도 한다.
꽤 오래 내 목에 걸려있던 예전에 선물 받은 목걸이가 위로가 필요했던 누군가에게 다시 선물된 것처럼.
S가 좋아하지 않았던 지금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생각해 보면 선물한 자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었기에 그녀의 불안을 유발했을 것이다.
H가 직접 디자인했고, 손수 만든 것 그리고 여러 목걸이 중 이 목걸이를 골라 선물해 줬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당시 그녀의 따듯한 마음이 어떠한 이유로 강하게 와닿았었다. 그 따듯함에는 용기가 있었고, 간절했으며 쓰라림이 있었다.
시린 내 목에 여전히 온기처럼 걸려있는 이유기도 하다.
후에 찾아보니 이 목걸이 이름은 Nostalgia였다.
나에게 이 목걸이가 평소 그녀를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다. 사실 독특하고 올드한 유니섹스 디자인이 나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선물은 주는 이의 욕망에서 시작되어 받는 이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는 듯하다.
몰래 훔쳐본 S의 블로그에서 내가 선물했던 베개를 버렸다며 ‘흉물스러운’이라 표현한 글을 읽었다.
그녀가 본인의 그리고 상대의 귀한 마음을 그리고 그 진정한 온기를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