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기
바린이의 서막 4/27
극기의 수단이던 애물단지 오토바이가 어느새 0.4시간을 절약해 주는 고급 이동 수단이 되었다.
역시 시간이 드는 노력은 뭐든 극복할 수 있다는 뿌듯함과 현실은 눈 뜨자마자 오토바이 무서워 타기 싫다 어제 약 안 헷갈리고 제대로 먹었나 그냥 버스 타고 출근할까..
애써 약 두 알을 삼키고 그저 출발을 하니 그곳엔 도착만이 있었다. ‘이게 뭐라고’의 극복은 노력에 따라왔고 지치는 견고함을 쌓고 있다.
운전 미숙으로 의도치 않게 양아치 같이 샤샥 운전을 하게 되곤 하는데 언짢을 누군가들에게 늘 고개 숙여 사죄의 마음을 전하지만 우렁찬 빵 소리를 듣자 하면 아마 내 마음이 잘 전달되지는 않는 것 같다.
소원을 말해봐 4/30
이직한 곳의 대표 이사 중 1을 처음 만난 날,
푹 꺼진 눈두덩이를 부라리며 나에게 물었다. ‘소원이 있어요? 그런 거 말고, 진짜 소원을 말해봐요, 이루어 드릴게요’ 중학생이 쓰는 환상 소설 같은 말에 눈을 네모나게 뜰만큼 황당스러웠고 조금의 고민 후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며 얼버무렸다.
뱉은 말의 무게를 단단히 치르게 할 각오 비슷한 것은 오래전부터 태세를 갖췄으니 흥미롭고도 철학적인 어퍼컷의 질문에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와중에 늦은 퇴근 중 달리다 길 한복판에서 시동이 꺼지는 애물단지 오토바이는 정말 고철로 팔까를 생각하게 했었다. 연료 필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허둥지둥 긴급 견인을 요청하니 정비소를 정해줘야만 옮겨준다는데 내 오토바이는 보통 잘 받아주지 않기에 늦은 밤 다시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 일렀다. 수십 분 씨름 후 어찌 시동이 다시 걸려 태어나 처음 신호를 위반해 가며 조급하게 집에 도착했는데 그 과정 중 3번 시동이 꺼졌고 재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극복을 논하던 나에게 트라우마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아직 더 타야 한다.
그놈에 소원으로 리터급 멋쟁이 할리 오토바이를 사달라 할까
5/2는 그가 약속한 만나는 날이다. 회피성 과다수면 이 예상된다.
내 나이를 생각하는 여자 5/1
근로자의 날, 법정휴일에도 의연하게 일을 해왔던 나에겐 당연하게 일하는 날이다. 빨간 날은 아니니 정산엔 아쉬움이 따르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겪어왔던 시간을 겪었기에 지금에 도달했고, 꼰대가 왜 꼰대가 되는지를 흠뻑 이해하며 무섭도록 스스로 꼰대가 되고 있다 여긴다.
현란한 뱀다리가 있는 누군가를 만나도 함부로 판단하게 되고, 그 판단이 틀리지 않다 여기며 나도 이렇게 판단당해왔다 생각하니 몸서리쳐지만 크게 틀린적이 없으니 어쩐지 처참한 인정만이 남는 옛날 말 틀린 말이 없다, 사실은 사실이고 특별함은 눈에 띄기 마련이니 너도 나도 아니다를 생각한다. 영원히 무턱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