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Apr
많은 것을 이뤄냈고 또 이뤄내지 못했다.
많은 것을 누렸고 또한 누리지 못했다.
푸념하기엔 누린 것이 너무 많았고, 웃어 넘기기엔 나의 마음은 오래 낫지 못해 온통 헐어있다.
훨훨 날아가지도 편히 쉬지도 못한 이제는 좀 쉬라는 이들에게 습관처럼 말하던 벌 받는 시간, 견뎌내야 할 때가 제대로 왔다.
그럴 생각도 없이 그렇게 됐다. 딱히 잘못은 없다 스스로 여기면서도 누군가 나를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내 잘못이다라고 오만하게 인정했다.
마음 쏟아 사유하고 반추와 반성하며 깨어나려 발버둥 치면 칠수록 용수철처럼 돌고 돌아 다만 나아갈 뿐이다.
누구 하나 반갑지 않은 사람 없고 반가운 사람도 없음을 느끼며 앞으로도 그러고자 다짐하고 있다.
아쉬운 건 늘 유쾌했던 (띠)동갑 약사님, 짬뽕집 사람들, 찌개집 사람들, 툴툴대면서도 화장실 흡연을 숨겨주는 건물 관리인, 늘 조용히 내 편에 서있던 힘없는 이원장님
지긋지긋하던 이것들을 추억할 것이다. 변화는 늘 두려운 것이 사실이라 지금도 막막하다. 하지만 못된 나는 이미 도약했고 떨어질 곳이 똥밭이라도 두 발 딛을 수 있음에 힘차게 똥 튀기며 나아갈 것이다.
입사 전 남은 5일을 어떻게 야무지게 보낼까 궁리하다 쓰는 일기
비 오는 깜깜한 하늘에 나처럼 별이 보이는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