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성 Feb 03. 2021

AC 인터뷰 6 : 나에게 스웨덴은 보물찾기하는 곳이다

율리아(Julia)님 인터뷰

석사 과정 공부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일은 때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공 지식 이외에 각국 노동시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언어나 근무 환경과 관련된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학업에 집중하다 보면 이런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보완해 줌은 물론, 취업에서 매우 중요한 현지 인턴 기회를 잡는 일까지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2021년 2월 AC 인터뷰는 그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며 쌓은 경험을 취업의 발판으로 삼은 졸업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추가 조사를 위해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서 모든 유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프로그램에서 어떤 내용을 강조하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스웨덴유학 그리고 삶>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2016년부터 2년 동안 Global Environmental History 전공을 공부한 율리아(Julia)다. 졸업 후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왔고, 현재는 스톡홀름에 위치한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이 스웨덴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스웨덴 석사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유학 결정을 듣고 주변의 반응은? 


2013년 8월부터 두 학기 동안 린셰핑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을 했을 때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학부를 졸업한 후 해당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해 보고 싶었고, 고심 끝에 석사 유학을 결심했다. 스웨덴을 선택에는 다른 나라에서 적응하는 것보다 이미 가 봤던 곳에서 적응하는 일이 더 쉽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프로그램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에, 스웨덴어를 배우거나 미리 알지 않아도 당장 학업에 지장이 없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스웨덴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등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5년 전에는 현재보다 유학 선택지로서 생소한 곳이었기에, 스페인이나 스위스와 혼동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는 이미 다녀온 곳이라서 그랬는지 나의 결정에 놀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스웨덴에 오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스웨덴의 오기 전 한국에 있었던 나는 달력 같은 사람이었다. 생애 주기를 따라서 해야 할 것이 정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석사 유학 과정에서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 한 가지만 골라본다면?


스웨덴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취직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이었던 “Korta vägen” 신청과 참여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 할 수 있었던 가장 소중했던 프로그램. 재학했던 웁살라 대학교와 스톡홀름의 KTH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참여했고, 스웨덴 노동청 (Arbetsförmedlingen)과 연관된 프로그램이라서 상당히 잘 조직되었다. 


내가 참여했을 때에는, 처음에 스웨덴어 집중 코스부터 시작해서 스웨덴의 전반적인 노동 시장 상황과 근로 조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최종적으로 인턴 근무 경험을 쌓으며 마무리했다. 본인은 H&M의 global sustainability 담당 부서에서 인턴십 과정을 마쳤고,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했던 동료들도 대부분 좋은 회사에서 인턴 경력을 쌓았다. CV나 cover letter에 대한 조언 같은 실무적인 부분도 도와주며, 프로그램 슈퍼바이저가 좋은 인턴십 기회 연결에 적극적이었다. 이때 인턴 경험은 이후 취직에도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취업을 위해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했던 분야는? 


스웨덴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열의를 보이고,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당장 스웨덴어를 만족스럽게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 H&M 인턴 시절에도 official language는 영어였다. 


-지금 다시 석사 과정을 시작하는 첫 학기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웁살라나 룬드대학교는 고유의 학생 네이션(Nation)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처음 석사 공부를 시작했을 때에는 딱히 큰 관심이 없어 몇몇 네이션이 주최하는 행사에 가 본 것이 전부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더 많은 친구를 사귈 기회가 되었을지도. 더불어 네이션은 오직 학생 때만 할 수 있는 활동이라서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예비 유학생이나 유학생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부분 유학 생활이 그렇듯이 개인이 얼마나 경험하고 기회를 찾아보는지에 따라 학위 과정의 결과가 달라진다. 적극적으로 정보와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특히, 스웨덴에서 취직을 염두에 두면서 네트워킹의 중요함을 실감했다. 네트워크를 넓히면서 얻는 기회와 정보가 정말 많다. 힘들어도 네트워킹에 에너지를 쏟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보는 것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스웨덴은 OOO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본다면? 


나에게 스웨덴은 보물찾기 하는 곳이다. 지금까지의 스웨덴 생활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보물 찾기이다. 아무리 익숙한 공간이라도 보물 찾기를 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숨겨 놓으면 새롭게 보인다. 또, 목표를 찾는 과정에서 허탕을 치기도 하고, 어떨 때는 힘들이지 않았는데 의외로 좋은 보상을 얻기도 한다. 이처럼 스웨덴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에서 숨겨진 무언가를 찾는 곳이다. 


*Julia는 2월 인터뷰 응답자가 스웨덴 현지에서 사용하는 이름으로, 응답자의 요청에 의해 제목과 본문에서 Julia로 표기했습니다.

**커버 이미지: Maksym Kaharlytskyi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스톡홀름의 겨울놀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