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성 Jul 17. 2021

AC 인터뷰 11: 진달래 님

나에게 스웨덴은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세상이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모범 경로’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남에게 뒤지지 않고 빠르게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만큼이나 큰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갈 곳은 정해져 있으니, 열심히 가기면 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다행히도 AC 인터뷰 기획을 진행하면서, 많은 졸업생이 길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내가 설렐 수 있는 방향을 찾고 그곳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과정 모두가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인터뷰도 ‘삶의 정답’에 관한 고민, 구체적으로는 ‘유학 생활의 표준’에 관한 고민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이라고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스웨덴유학 그리고 삶>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스웨덴 예테보리의 샬머스 공과대학에서 2017년부터 2년 간 전기공학(electrical engineering) 석사과정을 공부한 진달래*이다. 현재는 스웨덴 현지의 통신 장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스웨덴 석사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유학 결정 후 주변의 반응은? 


스웨덴 유학이라는 선택지를 처음 떠올린 계기는 학부 실습 때 사용했던 기계 중 스웨덴 회사에서 만든 기계가 많음을 알게 된 일과 졸업을 앞두고 현재는 중단한 한국인 유학생 대상 장학금 프로그램에서 샬머스 대학교 관련 정보를 접한 일이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유학 장소를 고민하면서 3가지를 고려했다. 우선 학비와 생활비 부담을 경감할 장학금 제공 여부, 두 번째는 학부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분야를 모두 다루는 학교/전공 과정인지,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하거나 박사 공부를 할 수 있는지였다.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고려할 때 가장 좋은 선택지가 샬머스 공과대학이었다. 

 

-스웨덴에 오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스스로의 목적은 없고 남들이 하는 만큼 살아왔던 사람이었다. 좋은 학교 졸업하고, 좋은 직장 가서 돈 많이 버는 삶. 굳이 납득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들어온 표준적인 삶. 덧붙이자면 여기 와서 삶의 경로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남의 이야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느끼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가치관이 바뀌었다. 

 

-석사 유학 과정에서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 한 가지만 골라본다면?


1학년 때, 학교에 모두가 참가하는 1년 과정 프로젝트가 있다. 레이싱 전기차를 직접 만들어서 대회에 나가는 것이다. 한 팀이 30명 정도로 구성되고 두 명 정도의 선생님이 과제를 도왔다. 실제 주행이 가능한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예전에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선배들의 기록을 읽어보고, 지도교수에게 물어가며 차근차근 완성했다. 많이 배웠다. 더불어 학점 인정도 되기에 더 열심히 참여할 수 있었다. 대회에 관해 궁금하실 독자분들을 위해 대회 홍보용으로 제작된 영상도 공유한다. 


https://youtu.be/2tDJwjJKXPU

 

-취업을 위해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했던 분야는? 


하고 싶은 일도 분명했고, 가고자 하는 방향도 분명했지만, 어느 회사가 이 일자리를 뽑는지 몰라서, 이것을 찾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다. 졸업 논문도 비슷한 방향으로 썼는데, 자료 수집 관련 질문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렉처러(lecturer)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회사 자리를 소개받았다. 심지어 스웨덴인 학생들도 잘 모를 만큼 적극적으로 홍보가 안 된 기회였다.  

 

-지금 다시 석사 과정을 시작하는 첫 학기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친구들과 조금 더 열심히 놀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학년 때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시간 소모도 많고, 모임 및 회의도 잦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마음과 시간 여유가 적었다. 수업 듣고 공부하다 보니 스웨덴어 배우기에도 시간을 많이 쏟지 못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찾으며 열심히 어울렸으면 좀 더 스웨덴인 친구가 많거나, 스웨덴어를 더 잘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예비 유학생이나 유학생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명확한 목표를 정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좌절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유학 결심을 하고 목표를 정했다면 노력하면서 얻게 되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해외 체류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므로. 또한, 뭐든지 해 보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나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준 분도 꼭 연락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한 발짝 다가갔더니 기회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졸업 논문이 끝날 즈음에 학교에서 아르바이트 공고가 났었고, 심지어 당시에 난 스웨덴 밖에서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공고를 우연히 보고 한 번 해볼 만한 일이라 도전했는데 다행히 기회를 잡았고. 이 기회에 앞서 말한 “귀인”과 같이 일을 하며 친분을 쌓을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스웨덴은 OOO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본다면?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세상이다. 앞서 말한 대로 내가 겪은 스웨덴은 다양한 삶의 경로를 존중하는 곳이기에 남을 덜 의식하며 나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주: 진달래 님의 요청으로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커버 이미지: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전기차 대회에서 촬영한 사진, 출처: 진달래 님 


매거진의 이전글 스웨덴 석사 1년을 보내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