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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레오오 Dec 05. 2019

진실을 알려주는 현미경을 만들지 않기로 했답니다.

생각보단 빡센 쌍둥이의 삶을 견딘 에세이#억울함을 풀기 위한 방법



같은 얼굴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느 정도의 억울함은 같이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과 같을 것이다.

뭐 똑같은 얼굴이니 헷갈리고 오해하고 당연히 그러지 않겠는가?

그렇다 해도 정말 생각보다 많이 억울한 일들을 겪는다.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이다.

분명히 내가 아닌 걸 알고 있는 거 같은데 얼굴이 같아 나한테 푸는 거 같기도 하고

그저 본인 눈에 보이는 사람한테 푸는 거 같기도 하고


뭐 5살 꼬꼬마의 큰 눈망울로 얼마나 알 수 있겠냐만은.. 분명히 내가 하지 않는 억울한 것은 분명하다.


언젠가는 둘이 마주 보고 앉아 정말 깊게 깊게 고민했던 적 있다. 

ebs방송에서 현미경으로 아주 조그만 세포들을 찾아내고 연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그런 큰 현미경을 하나 만들어 사람들에게 속을 보여주면 억울한 일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 현미경을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고민하고 나름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둘이 누워있어야 되니 큰 침대가 필요할 테고 그것을 지지해야 하지 튼튼한 기둥과 우리의 속이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아주 큰 렌즈만 있음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안방의 침대를 옮기려 바둥바둥거리다 침대의 다리를 부러뜨렸고 바로 그 자리를 피해 다시금 침대를 대체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엄마가 우리 방으로 들어와 침대 다리에 대해 말하며 화를 냈다. 사실 침대 다리는 내가 제대로 들지 않아 발생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내가 아닌 동생에게 엄청 화를 내는 게 아닌가.. 


" 그럴 줄 알았어 또 네가 그런 거지! 왜 자꾸 그러는 거야!"


흠..

그래서 생각이 바꿔 현미경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한 번씩 억울한 건 뭐.

참을만하니깐.

세상이 원래 그런 거니깐.




언젠가 대형 현미경을 만들 거라고 다짐하는 자.. 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olaoo_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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