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도 동물원 개장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쌍둥이들. 그러나 쌍둥이 동물원이 밖에서만 개장하는 건 아니다
밖에서 개장할 때 받는 질문과는 성향이 좀 다르지만 집안에서도 개장을 하곤 한다.
주 관람객은 가족들이고 그중에 주로 엄마가 이용을 가장 많이 한다.
오늘도 역시 엄마는 화가 난 얼굴로 쌍둥이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질문을 시작한다.
" 이거 누가 그랬어? 둘 중에 누구야? "
지금 엄마가 손에 들고 있는 깨진 손거울은 정말 처음 봅니다.
믿어주세요. 우리는 그 손거울이 엄마 가방 안에 있었단 것도 가방을 실수로 밟으면 깨질 수도 있다는 걸 모르니깐요. 사실 아까 우리의 사랑스러운 반려견 두리가 엄마 가방을 밟는 것을 보긴 했습니다.
" 넌 또 싸웠지? 그냥 한 명이 참으면 되잖아 "
저희가 왜 싸운다고 생각하시는 건데요?
참아야 되는 그 한 명이 정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금방 끝납니다. 진 사람이 무조건 참기로 약속했습니다.
" 네가 형이잖아. 형이 참아야지 "
쟤는 동생이잖아요!
그리고 주민등록상 번호 한자리만 빠른 형이 도대체 뭐길래 참아야 하는 거죠?
그러는 엄마는 왜 안 참고 아빠랑 싸우는 건데요??
" 네가 한 거잖아
우리는 (엄마, 아빠, 형, 누나) 다 알아! "
저 진짜 아닌데요.
그리고 아까는 쟤한테가서 똑같이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확실히 둘 중에 누군진 결정하시면 다시 얘기하기로 해요. 설마 가족인데 지금 헷갈리시는 건 아니죠?
" 한 명씩 한 명씩 사이좋게 "
그러면서 왜 두 명을 왜 낳으셨죠?
사이좋게 한 명씩 낳으시지.
" 하나만 있어도 번갈아가면서 쓰면 되잖어."
싸우지 말라면서 왜 항상 하나만 사줘서 싸우게 만드세요?
가지고 노는 순서를 정하기 위해서도 싸울 수밖에 없다고요.
그리고 우리 집은 정말 가난한 게 맞는 거지요?
그리고 동물원 속의 쌍둥이끼리도 서로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사실 이 질문들이 이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었다. 마치 거울을 속 자신을 보듯 서로를 마주한 쌍둥이들이 서로에게 질문을 한다.
" 왜 따라 해? "
내가? 그게 아니고 똑같이 생긴 건데?
" 내가 그런 거 아닌데?"
여기 우리 둘뿐인데 내가 아님 네가 당연하잖아!
" 어디 가서 나인 척 좀 하지 마 "
내가 그러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착각하는 걸 어떡하라고?
그러는 너는?
.
.
.
이렇게 밖에서도 집 안에서도 쌍둥이들은 엄청난 질문을 받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한 번도 아닌 여러 번 질문을 받는다면 얼마나 피곤할까? 이들의 생활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볼수록 같은 얼굴을 하고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때쯤부터 그들의 마음속에는 사람들에게서 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