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서 봤는데 쌍둥이는 기형아라고 그랬어!

다른 이들의 말에 결심을 하다.

by 오레오오

세상에서 가장 직선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이들일 것이다.

큰 눈망울을 가지고 순수한 표정을 지으며 하고 싶은 말을 아주 거침없이 얘기한다.

502호 쌍둥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모여 놀고 있었을 때 옆반의 한 아이가 와서 큰소리로 말했다.


" 원래 한 번에 한 명만 나오는 게 정상인데 2명이 같이 나오면 비정상 기형 아래!

tv에서 붙어있는 쌍둥이들도 본 적이 있거든. 그러니깐 쟤들은 기형아야! "


이 아이는 쌍둥이와 사이가 나쁜 아이도 아니었다. 단지 tv에서 나오는 내용을 전부다 이해하지 못한 체 몇 가지 화면을 본인의 마음대로 해석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때쯤 아이들이 화장실에서 똥 싸는 게 부끄러워 참다 참다 수업시간에 실례를 하는 것만큼 부끄럽고 두려운 게 있다면 아마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않다는 점이다.

아주 사소한 거

에도 웃음과 울음이 터지는 아이들이기에 기형아라는 자극적인 단어는 아이들의 머릿속에 깊이 자리잡기 충분했다. 쌍둥이들과 모여있던 아이들은 그 말에 동요했고 슬금슬금 피하는 아이. 울기 직전의 아니 그리고 대놓고 정말 기형아야? 정말 둘이 붙어있었어?라고 물어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무리 아파트 단지를 누비는 천하무적 쌍둥이라고 해도 '우리들과는 다른 비정상적인 형제들'이라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상처가 됐다. 쌍둥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소처럼 신나게 뛰어가지 않았다. 서로 땅바닥만 보며 친구가 소리친 말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우리는 기형아가 아니야.. 우리는 다르지 않아..

시간이 좀 더 지나 중학생이 되면 생물이나 가정 시간에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배우게 되니 , 아니 그 나이가 되면 그런 말 따위는 아예 신경도 안 쓰게 되니 상관없지만 초등학교 그 나이에는 자신의 생각보단 다수의 생각들이 정답으로 정해지는 법들이기에 기형아라는 말은 몇 년 동안 쌍둥이 주변에서 없어지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남들과 다르다는 면에서 갖가지 별명이나 놀림들이 이어졌다.


어이없는 놀림이 끝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에는 다른 문제점들이 생겼다.

귀여웠던 쌍둥이들이 머리가 커지고 목소리가 굵어지면서 어른과 아이의 어정쩡한 외모로 변하고 나면

똑같이 생겼다는 게 외형 그 자체로 놀림감 비슷하게 되어버렸다. 뭔가 쌍둥이스러워 보이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 그것 자체가 재미있는 놀림감이었다. 그냥 제정신인 아이들도 사춘기가 오면 또라이 짓을 한다는데 그런 또라이들이 모여있는 집단에 쌍둥이들을 넣어놓으면 얼마나 달콤한 먹잇감이 될까?

같은 옷을 입으면 그걸 그렇게 비웃었고 한 명이 뭔가 잘못을 하면 다른 한 명에게까지 뛰어가 놀리며 비아냥거리는 일도 많았다. 기형아 같은 무식한 말보다 더 수위가 높은 욕들도 들었다.

이때부터 쌍둥이들은 같이 다니는 것이 서로에게 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의 공격의 대상이 된다고도 생각했고 본인과 똑같이 생긴 서로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렇게 쌍둥이 둘의 문제보다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의해 둘은 멀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들과 같아지기로, 최대한 쌍둥이라는 것을 티 내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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