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우리가 아닙니다.

오해가 가득한 삶을 사는 그들

by 오레오오

살면서 가장 참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내가 한 일이 아닌 일을 억울하게 오해받는 일이 아닐까 싶다.

502호 쌍둥이들은 본인들의 삶을 억울함이 가득한 삶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그렇게 오해받는 행동을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한 명은 억울한 결론이 난다.


집안에 꽃병이 깨진다. 매번 둘이 장난치다가 사건은 발생한다. 참을 인을 몇십 번이고 새겼던 엄마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 쌍둥이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준다. 이렇게 보면 쌍둥이들은 억울할 게 없어 보인다. 둘이 장난치다 사고 친 게 맞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엄마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건의 전말이고 쌍둥이들의 입장은 달랐다. 둘이서 같이 논 것은 맞다. 하지만 꽃병을 깬 건 둘 중 한 명인데 둘이 같이 혼나는 게 억울했다. 엄마 입장에서도 한 명이 그랬을 거란 걸 알았다고 해도 그 한 명만 혼내기는 힘들 것이다. 둘 중 한 명만 감싸는 꼴이 되어버리는 엄마 입장에서는 둘 다 똑같이 벌하는 게 제일 좋은 선택일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억울하지만 쌍둥이들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 그러나 둘이 아닌 한 명에 의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도 똑같이 혼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을 한다. 도대체 누가 그랬는지 알 수가 없게 쌍둥이들이 지능이 점점 발전을 하기에 엄마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한 명을 추려낼 순 없어 둘의 행동을 같이 묶어 책임을 묻는다. 이 부분이 쌍둥이들은 참 억울하다.

정말 한 명은 그 일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아주 어렸을 때야 사고를 치면 그 순간 바로 아님 몇 분도 안돼 엄마에게 발각이 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쌍둥이들의 지능의 발달되어 범죄현장이 늦게 발견된다. 그럼 엄마 입장에서는 누가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 명은 억울함에 본인이 안 했다고 절규하고 다른 한 명은 들키지 않기 위해 나는 아니라고 절규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한 명이 그런 건지 둘이 그런 건지 조차 알 수가 없으니 둘 다 혼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범인인 줄은 둘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거짓 눈물로 엄마에게 호소하는 그 모습을 보며 같이 혼이 나면 그것만큼 정말 억울한 게 없다. 이런 일들이 집안에서는 거의 매일 일어난다.

엄마는 속상하고 힘들어 죽고 쌍둥이들은 번갈아가며 억울해 죽는다.

★ 혹 다람쥐 오레오오.jpg

밖으로 나오면 쌍둥이들이 지나가는 동선. 유치원이나 학원 그리고 태권도 도장 가는 길에 있는 문구점까지. 동네에서 이미 활동력 하나는 유명하기에 이동선 안에서 특별한 사건들이 발생을 하면 용의자로 쌍둥이들이 지목된다. 물론 쌍둥이들이 잘못한 일들도 있을 것이다. 당시 아파트 1층에는 작은 테라스가 있었는데 그곳에 떨어진 공을 줍기 위해 잔디나 나무들을 망가트리거나 벽을 넘고 뛰어다녀 벽에 발자국을 남기는 일등이다.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하는 수준의 사건이었다. 이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문구점에 도난사건이나 누군가 유리창을 깨다던가 누가 돌을 던져서 다쳤다던가 하는 이런 일들에는 정말 연관되어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먼저 지목당한 건 쌍둥이들이었다.

어른들은 평소에 에너지가 넘치는 쌍둥이들이 그랬을 거라고 결론을 짓고 엄마에게 항의하거나 또래 아이들의 거짓말로 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정말 이렇게 억울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엄마도 쌍둥이들을 의심했지만 분명히 하루 종일 엄마와 함께 집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또 쌍둥이들이 그랬다고 찾아오는 일이 몇 번 생기니 엄마도 그때부터는 쌍둥이들의 억울함을 어느 정도는 받아줬다.


장난이 심하게 치니 그런 오해를 받아도 어쩔 수 없지. 얼마나 많이 그랬으려고? 몇 번 그랬겠지.

이렇게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 작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그리 작은 일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횟수 또한 정말 상상하기 힘들 만큼 여러 번이었다. 쌍둥이들은 정말 억울했고 이런 오해들이 둘이 같이 놀아 그런 거라고 생각되게 만들었다. 한 번은 따지러 온 어른 중에 한 명이 이렇게 얘기한 걸 들은 적이 있다.


" 이 동네에 쌍둥이가 이 집뿐인데 그럼 누가 그랬겠어요?"


마치 쌍둥이들 자체가 문제를 만든다는 뜻이 담긴 말이었다. 아니 쌍둥이들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역시나 똑같이 생긴 둘이 붙어 다니게 문제였고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방법은 하나였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겨 또 지목당할지 모르니 쌍둥이들은 결코 같이 다니지 않으니라,

적어도 사람들에게 같이 다니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서로 약속했다.

그렇게 또 몇 걸음 둘은 멀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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