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과 미국 해군의 밀착을 과연 중국이 좌시할 것인가
1.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 피터 루소라는필라델피아주 하원의원이 술수에 휘말려 지역구내 조선소를 폐쇄하면서 커다란 정치적 난관에 봉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1만 2000명의 생계수단이 한꺼번에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WSJ에 따르면 맥킨지는 최근 미국 조선소에 대한 보고서에서 금속 주조 기계, 크레인, 운송 시스템 등의 장비가 수십 년 된 것임을 발견했으며, 일부는 2차 세계 대전 이전 인프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장비 고장으로 계약이 지연되고, 교체 부품 재고가 없어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했다는 내용입니다. 작년에 미 해군은 버지니아주 조선소의 26척의 선박 용접 불량의 원인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신입 직원 때문이라고 지적한 적도 있습니다.
2.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상업용 및 군용 선박 건조를 늘리기 위해 조선국(Office of Shipbuilding)을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행정부는 미국 조선업을 되살리고 중국의 조선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 국방 분석가 톰 슈가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해군은 157척의 함정을 진수한 반면 미국은 67척을 진수했습니다. 기존 항공모함 전력을 제외하고는 신형 함정 분야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완전히 밀린다고 봐야 합니다. 톰 슈카트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현재 함선 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이며, 첨단 청해 군함과 더불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주둔하는 데 필요한 보조 함선으로 잘 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15년 동안태평양 밖에서 지속적으로 해군 기동부대를 유지해 왔으며, 발트해와 알래스카 해역과 같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간헐적으로 기동부대를 배치해 왔습니다. 중국은 현재 순함량(미 해군 함정은 평균적으로 훨씬 더 큽니다)을 제외한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해양 강국이라는 분석입니다.
4. 이와 같은 미 해군의 전력 약화는 미국이 세계 2차 대전과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미국이 글로벌 조선 산업을 주도하지 못했던 이유가 가장 큽니다.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에 미국의 선박 인도량은 7척에 불과하고, 글로벌 점유율은척 수 기준으로 0.4%입니다. 이 리포트에서 인용한Clarksons자료에는, 현재 미국 내 가동 중인 야드는 11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군함이나 중소형 상선 제작용입니다. 대형 상선에 국한하면, 미국 조선 산업은 아예 신규 진입으로 봐야 한다고 합니다.
5. WSJ에서는 미 해군의 최근 목표는 현재 295척인 전투함을 2054년까지 390척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목표를 감안할 때 향후 미 전투함 조선 비용이 향후 30년 동안 연간 약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6년이 걸리던 공격 잠수함 건조가 이제 9년이 걸리고, 8년이 걸리던 항공모함은 이제 11년이 걸립니다. 제조원가 역시 문제입니다. 미 국방부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진수된 핵추진 잠수함 한 척당 약 26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WSJ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영국은 20억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유사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미국은 두 개의 조선소에서 만들어서 옮겨야하고, 영국은 한 곳에서 다 제작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미국은 여러 가지 디펜스 옵션이 들어갑니다.
6. 삼성증권은 미국 무역대표부(이하 USTR)가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를 결정했지만, 미중 무역 협상에 따라 유동적이며 최종안은 5월 19일에 도출될 예정이라고 코멘트합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동차 운반선과 LNG선, 자동차 운반선은 미국외 지역에서 건조된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입니다. LNG선은 2028년부터 전체 수출량의1%를 미국산 선박으로 운송하고, 2047년까지 해당 비중을 15%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업에 악재입니다.
7. 여기서 우리가 간과한 쉬운 대목은 호주와 중국 간의 갈등 가능성입니다. 중국이 호주를 강압하기 위해 군사적 위협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들지만, 과거 중국이 호주를 경제적으로 위협하려 시도했고, 다른 곳에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 위협을 사용하려는 명백한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호주까지 해상전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이미국의 함정을 만드는 한국을 대상으로 서해에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결론>
이런 배경을 정리해 보면, 국내 조선업 업황은 구체적인 미 해군 발주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상당 부분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거기가 또 하나의 리스크는 중국의 압박 가능성입니다. 중국은 해외 이익 보호 및 해상교통로 방어라는 명분이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미사실 사거리를 감안해서 아태 지역, 특히 호주까지 군사력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미국 군함 건조에 대한 강력한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적으로 우리 조선산업 경쟁력이 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 약화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조만간 타결이 될 한미 무역협상에서는 양국 정부가 한국 조선업에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출처
2. 삼성증권 조선/기계 주간 코멘트(4/21)
3. https://www.lowyinstitute.org/publications/australia-growing-reach-china-s-military#heading-2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