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축구일기①

"승민아, 장예원 아나운서 좋아하지 않니?"

by 우승민

*5년간의 축구일기는 시간의 순서와 상관없이 이어집니다.


기자단 3년 차이자, 사회복무요원 반년차였던 2015년 4월 어느 날. 근무를 하고 있는데 당시 구단에서 기자단을 담당하시던 인천 구단 송희누나(저질러야 시작되니까 저자. 책 많관부입니다)에게 메시지가 왔다. "승민아 장예원 아나운서 좋아하지 않니?"


사실 나는 주변 지인들은 다 알 정도로 장예원 아나운서님의 오랜 팬이다. 혹시 주변에서 우연이라도 장예원 아나운서님을 마주치게 되면 나에게 보고?!를 해주실 만큼 매일 당시 진행하셨던 라디오 '장예원의 오늘 같은 밤'을 듣고 있는 고릴라 앱 캡처본이 매일 인스타에 올라갔으니 모를 리가...


여하튼, 누나가 문자를 주신 이유는 바로 다음 주 인천 구단에 장예원 아나운서가 촬영을 오는 데 올 수 있으면 훈련장에 와도 좋다는 얘기를 해주시기 위함이었다.


당시 장예원 아나운서님은 현재는 사라진 축구 매거진 프로그램인 '풋볼매거진 골!'를 진행하고 계셨고, 당시 구단 훈련장을 돌며 선수단의 각오를 들어보는 코너가 있었는데, 다음 촬영팀이 바로 인천이었다.


너무 떨렸지만 한편, 난 불안감에 빠졌다. 사실 그 촬영 주에 이미 2일의 휴가를 쓴 상태였고, 훈련장에 가려면 그날 또 휴가를 사용해야 했다. 조심스레 담당 주무관님께 말을 꺼냈지만 거절당했다.


보통의 나라면 포기했겠지만 정말 이번에는 무조건 가고 싶었다. 아니, 난 가야만 했다. 교장실로 찾아가서 디렉트로 말씀하셨다. "교장 선생님.. 제가 정말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그런데 휴가를 하루만 더 쓸 수 있을까요..?"


교장 선생님은 항상 내 편이었다. 결국 난 그렇게 휴가를 받고 당당히 촬영 날 인천 훈련이 있던 문학으로 향했다. 같이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품으며...


그런데, 훈련장에 도착하니 뭔가 분위기가 묘했다. 홈구장인 숭의구장(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촬영을 1차로 하고 문학으로 넘어와 훈련 전에 모든 선수단이 참여해서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촬영진이 길을 잘못 들어서 예상된 시간보다 촬영이 늦어진 거다.


내색은 안 하셨지만 당시 코치님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고 운동장에 나와서 기다리는 상황이 생긴 거다. 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좋았다. 그때 김진환(현 서울 이랜드) 선수는 당당히 감독님께 경기 출전을 요청하고 분위기 메이커였던 재현형은 본인을 그라운드의 비타민이라 소개했다.


그렇게 촬영은 잘 끝났고 난 이제 사진을 찍는 마지막 미션을 남겨뒀다. 하지만 사진 요청을 대신해주기로 한 송희누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촬영 때 장예원 아나운서에게 유니폼을 잠시 빌려줬는데 그걸 모르고 한 선수가 싸인을 해버린 거다. 당장 주말에 경기 있는데...


누나는 급하게 구단 팀장님께 전화를 하셨고 촬영을 마친 장예원 아나운서님은 돌아갈 준비를 거의 끝냈다. 1분 남짓한 시간이었는데 소심쟁이였던 나였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진짜 이대로 끝나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 조심스레 다가가 부탁을 했다.


"저... 사진 한번 같이.." "네! 좋아요"

살면서 셀카 한번 찍어본 적 없는 본인이기에 정말 어떻게 할 줄 몰랐는데 다행히 아나운서님이 폰을 들어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렇게 1년 동안 내 카톡 프사를 책임졌던 사진이 탄생했다..!


KakaoTalk_20210820_03324922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5년간의 축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