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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장 박원순 Jan 18. 2018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더 이상 대응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오늘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되었습니다. 상황이 나아져서 정말 다행입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서울시장실 디지털 현황판은 완전히 빨간색이었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표시였죠. 한 고비를 넘겨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언제 또 미세먼지라는 자연재해가 덮쳐올지 몰라 여전히 걱정이 가시질 않습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숨 쉴 권리를 되찾아야 합니다. 대기오염으로 2060년이 되면 5만 2천명이 조기사망 하는 시대라니. 이런 상황에서는 뭐든 해야 합니다. 긴급 대처를 하는 동시에 더 좋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바로 그 일환입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공공기관 주차장을 폐쇄하고, 관용차 운행을 중단합니다. 저 또한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거나 전기차를 이용하게 되지요. 더불어 차량 2부제 자율시행 및 대중교통 무료, 증편 운행이 실시됩니다. 공공기관 대기배출시설 가동률을 줄이고, 서울시 발주 공사장의 조업을 단축하며, 분진흡입청소차량을 전량 가동해 도로먼지 청소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에 따르는 비용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서울시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재임 기간 동안 제가 가장 노력했던 것이 서울시의 채무 감축이었습니다. 덕분에 8조6천억 감축에 성공했고요. 한데 이렇게나 알뜰히 살림을 산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꼭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하죠? 우리의 숨 쉴 권리, 생명, 건강, 안전입니다! 세금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서울시입니다. 그 귀한 세금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재난관리기금에 편성한 것은 그만큼 우리 삶에 절박하고 절실한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채무감축, 꼭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함입니다


15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첫 시행 결과 지난 주 같은 요일 대비 도로교통량이 1.8% 감소하고, 지하철 이용률이 2.1% 증가했습니다. 두 번째 시행일인 어제는 지하철 이용률이 4.4% 증가했습니다. 오늘은 더욱 증가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식과 태도, 문화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분명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이번 조치의 목표 중 하나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공공의 막중한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시민들 스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의 각성과 행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비용은 우리의 생각, 인식에 대한 투자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갈 길이 생각보다 더 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호흡공동체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더 많은 도시와 기관,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작년 봄 미세먼지 대토론회 직후 경기, 인천 등의 수도권 도시 및 대중교통 운송기관과 10차례 넘게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뜻을 모으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수도권의 맏형으로서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도모할 것입니다. 서울 공기, 경기도 공기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서울시민이나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은 똑같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미세먼지는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가장 정책 효과가 큰 차량 2부제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차량 2부제의 큰 방향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부는 서울시의 이 같은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수도권 공공기관 임직원에 한해 의무화한 차량2부제를 민간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민간 기업들의 잇따른 참여도 우리에게 희망적 시그널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카풀 앱 플러스가 어제 출퇴근 시간대 이용료를 받지 않았고, 코웨이는 차량2부제에 동참했습니다. 서울시 홀로 시작한 미세먼지와의 싸움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 저는 저대로 국무회의에 가서 중앙정부와 서울시, 수도권광역자치단체가 함께하는 범정부 TF를 만들자고 건의할 생각입니다.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중앙정부와 함께 이 재난을 극복해갈 것입니다. 가능한 모든 일을 한다는 자세로 미세먼지 재난에 임할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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