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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장 박원순 Jan 30. 2018

상훈씨, 앱이 주선한 연애 안전한가요?

신상훈에게 물었다 part.1

인터뷰에 앞서, 
요즘 젊은 직원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그건 시장님이 요즘 트렌드를 잘 모르셔서 그래요"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그 ‘잘 모른다고 하는 것들’을 제대로 알아 보려고  합니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함께 즐기고, 청년 창업가의 고민을 더 가까이에서 듣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작은 노력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서울시장으로서 이런 것들도 모르고 시정을 잘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그 값진 이야기를 여러분과도 나눌까 합니다





오늘 인터뷰의 주제는 연애다. 우리 때만 해도 젊은이들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연애나 사랑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흔히 요즘 청년들을 N포세대라고 부르는데 그 포기한 항목 중에 하나가 연애란다. 전쟁 중에도 사랑의 꽃은 피어난다고 하는데 요즘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면 연애까지 포기하고 산다는 말이 나올까?


그래서 자칭 연애주선(?)으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아만다’의 대표 신상훈을 만나러 간다. 아만다는 앱으로 소개팅을 연결해주는 스타트업으로, 시쳇말로 연애사업을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요즘 친구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 좀 물어보고자 한다.  


우선 나처럼 신상훈이 누군지 ‘전혀’ 몰랐던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준비했다. 

성명: 신상훈
직업: 스타트업 CEO
소속: ㈜넥스트매치 
특징: 우선 신상훈 대표는 젊은이들의 연애문화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데이팅 앱 아만다를 운영하는 젊은 CEO이다. 그는 금융회사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던 중 전자책 업체에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그 이후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인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도전하기 위해 전자책 업체를 퇴사하고 넥스트매치를 창업했다. 현재 넥스트매치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 아만다는 국내 데이팅 앱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서비스로, 데이팅 앱을 넘어 국내 앱 전체 중에서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방금 막 사무실에 도착! 강남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사무실이라니, 막연히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작은 오피스텔을 생각하고 왔는데 시작부터 예상과 다르게 가고 있다. 그리고 여러 사람 중 가장 귀여운 티셔츠를 입고 있는 청년이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본인의 연애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신상훈: 시장님, 먼 길 오셨습니다. 신상훈입니다.


박원순: 아? 반갑습니다, 신상훈 대표님. 대표님을 보니 제가 오늘 복장을 좀 신경을 쓰고 왔어야 했나 보네요. 


신상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지난번에 만난 아방과는 달리 조금 경직되어 있는 것 같다. 말끝이 살짝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긴장을 좀 풀고 본격적인 인터뷰를 들어가야겠다.


박원순: 제가 오늘 복장불량이네요. 대표님은 이렇게 귀엽고 예쁜 옷을 입고 오셨는데 저는 양복차림으로...


신상훈: 아~ 아녜요. 시장님도 충분히 멋지십니다. 수트가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박원순: 감사합니다. 아주 칭찬이 자연스러운 것이 연애를 잘 하실 것 같아요. 그나저나 오늘 주제가 ‘연애’인 것은 아시죠? 하하, 쑥스럽네요.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사실 거의 없어요. 오늘은 저에게 큰 도전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신상훈: 저도 기대됩니다. 시장님이 직접 찾아오시다니, 사실 저도 긴장이 많이 됩니다. 


정말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인터뷰이를 잘 풀어주는 게 또 인터뷰어의 역량 아니겠는가. 


박원순: 그럼 긴장도 풀 겸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 볼까요? 주제에 맞게 질문을 해보면, 음... 실례가 안된다면... 결혼은 하셨나요? 


신상훈: 아직 입니다. 게다가 연애도...


순간 짓궂은 질문이 떠오른다.


박원순: 안 한건가요, 못 한건가요? (웃음) 


신상훈: 아, 못한 건 아니고. 음...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아직까지는 아니다 싶어서 안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에이, 못한 거지 뭐~


오늘도 현장은 웃음으로 시작한다. 덕분에 신상훈 대표의 표정이 조금 풀린 듯하다.


신상훈: 사실 직원들이랑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가 결혼을 하면 쓰겠냐”고 하기도 하고, “영원한 싱글로 남아야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이따!!!” 뭐 이런 얘길 자주 해요.


귀여운 너스레다. 그렇다면 긴장도 풀어줄 겸 질문의 강도를 좀 높여보자.


박원순: 내가 보기엔 회사는 핑계 같은데요? (웃음) 그렇다면 스스로 본인의 연애를 점수로 매긴다면? 


신상훈: 흐음... 60점...? 


박원순: 아만다 대표면 8,90점은 돼야지!


신상훈: 잘 하는 편은 아닌데, 또 그렇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라서.


박원순: 원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상훈씨가 딱 그 경우네.


한층 표정이 편안해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몰라서 물어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박원순: <몰라서 물어본다>는 항상 이렇게 시작합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신상훈: 저는 ‘아만다’라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넥스트매치의 대표 신상훈입니다. 그리고 아만다는 저희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인데요, 사실 시장님께는 조금 낯설 것 같아요. 혹시... 소개팅 해보셨어요?


박원순: 우리 세대는 소개팅이라고 안 하고 선이라고 했죠. 저와 제 아내도 선보고 결혼했어요. 사실 제가 선보러 나간 날 첫눈에 반해서 그날 바로 결혼을 결심했어요. 진짜 예뻤거든. 그리고 결국 이렇게 잘 살고 있고요. (웃음) 


신상훈: 맞아요, 그 만남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쉽게 말해서 소개팅을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박원순: 그러니까 앱에 들어가서 소개팅 할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죠?


신상훈: 넵! 앱에 접속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고,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예요.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실제로 만날 약속을 잡으면 돼요. 


박원순: 그러니까 결국 아만다는 주선자 역할 같은 거군요?


신상훈: (놀람) 오~ 역시. 이해를 못하시면 어쩌나~ 설명을 어떻게 해 드려야 하나~ 사실 이런 걱정들을 했는데 정확하게 이해를 하셨어요. 


박원순: 아니 대체 왜? 왜 그런 걱정을 했죠?


짓궂은 반문에 다시 긴장을 한다. 냉철한 CEO로 소문났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놀리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순진한 젊은이다.  


박원순: 청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평소에도 노력하지만, 요즘 인터뷰를 하고 다니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나저나 원래 우리 땐 중매를 서면 양복도 얻어 입고 그랬는데 상훈씨도 양복 좀 얻어 입어야 되는 거 아녜요?


신상훈: 하하하


박원순: 들어올 때 보니까 사무실이 꽤 크던데 직원이 몇 명이에요?


신상훈: 마흔 명 정도 됩니다. 


박원순: 창업한 지 3년 남짓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야~ 대단하네!


신상훈: 저희가 커플을 성사시킨 공덕을 쌓아서 회사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시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양복은 비록 못 얻어 입었지만. (웃음) 


박원순: 궁금한 게... 그럼 대학 때 전공은 뭐예요? 


신상훈: 전기공학과 나왔습니다.


박원순: 아, 그래서 이렇게 잘하는 군요?


신상훈: 네? 뭐, 뭐가요?


박원순: 원래 연애란 것이 전기가 탁 통해야 되는데!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니 누구보다 그걸 잘 알 거 아녜요~~ 


내 아재개그에 신상훈 대표가 말문이 막힌 듯하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의 연애, 안전한가요? 


박원순: 좀 노땅 같은 소린데... 제가 기성세대라 그런지... 실물로 본 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처음 만난 사람과 연애를 한다는 게 실제로 가능한가요?


신상훈: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사실 저도 30대 후반이다 보니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라서 처음에는 저조차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현재 아만다의 주 이용층인 20대 초, 중반인 친구들의 성향을 좀 분석해 보니까 이게 불가능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죠.


박원순: 그럼 상훈씨도 나랑 비슷한 세대구나?


신상훈: 하하, 그렇게 되는 건가요? 


박원순: 제가 오늘 좀 짓궂게 굴게 되네요. 상훈씨 긴장 좀 풀어주려고. 너무 힘이 들어간 거 같아서요. 


신상훈: 느끼셨군요? 시장님을 처음 뵙다보니... 


박원순: 편하게 하세요. 저희 비서관들은 저 몰래 제 웃긴 사진 찍어서 자기들 SNS에 막 올리고들 그래요. 제가 그렇게 당하고 산답니다~


신상훈: 아, 그렇군요. 그럼 편하게... 노력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만 해도 직장인이 되어서야 스마트폰을 접하게 됐어요. 그런데 반해 지금 20대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경험이 쌓여 있죠. 


박원순: 다들 어릴 때부터 컴퓨터랑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신상훈: 그렇다 보니 온라인에서의 새로운 경험에 대해 저희보다 거부감도 적고, 자연히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열려 있을 수밖에 없는 조건입니다. 


박원순: 그러니까 온라인 소개팅이 그들에겐 낯설거나 이상한 게 아니란 말씀이시죠? 


신상훈: 지금 20대들이 초등학생일 때 이미 다양한 메신저 서비스들이 활발히 이용됐고, 그걸 이용해 실제로는 본 적도 없지만 온라인에서의 경험만으로 연애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또 싸이월드 아시죠? 사람들이 미니홈피를 타고 다니면서 헌팅이나 소개팅을 요청하는 등 실제로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죠.


박원순: 와... 그럼 그렇게 만나서 연애도 하고, 심지어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신상훈: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중복 포함해서 400만 명 정도 돼요. 그리고 당연히 이 중에서 연애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 실제로 결혼을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박원순: 이야~ 저에겐 진짜 신세계네요.


신상훈: 친구에게 소개팅 받는 경우나 동호회에 가입해서 연애 상대를 찾는 것처럼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옵션 중에 하나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걱정이 되는데요?


박원순: 하, 너무 신기한 세계다 보니 선뜻 받아들이기보다는 걱정이 앞서네요. 사실 그렇잖아요, 온라인이다 보니 자신을 숨길 수 있잖아요.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한다거나 신분을 속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이나 직업 등등...


신상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와 정반대로 SNS가 발달하다보니 오히려 속이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박원순: 어떤 경우죠?


신상훈: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어서 실제로 만났는데, 혹시 그 사람이 신분을 속이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면 구글과 같은 검색 서비스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검색을 해볼 수 있어요. 


박원순: 아, 요즘은 페북 같은 것들을 대체로 많이 하니까...? 그래도 작정하고 속이려 들면 바로 알아채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제가 너무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나요?


신상훈: 아녜요. 충분히 그런 경우도 생각하고 비즈니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박원순: 극단적으로 결혼한 사람이 속이고 활동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신상훈: 그래서 저희는 24시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재밌는 것이 저희 서비스 회원들은 신고 기능을 열심히 이용하더라고요. 어떤 통계 결과를 보니까 우리나라는 세다리 또는 네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회원이 많다보니 유부남이나 유부녀에 대한 신고도 들어오고, 타인의 사진을 도용한 경우에 대한 신고도 많이 들어와요. 


박원순: 거짓말 하는 사람을 회원들이 직접 신고하는 건가요?


신상훈: 네, 그렇습니다. 일단 최초에 가입을 하면 운영팀이 기본적인 검수를 합니다. 그리고 회원분들끼리 실제로 만나고 난 뒤 사실과 다른 정보에 대해서는 저희한테 신고를 해주세요. 저희는 24시간 대기하면서 신고 내용을 반영하고 있고요.


박원순: 실제로 한번 보여줄 수 있어요?

     


박원순, 아만다에 가입할 수 있을까? #1 


신상훈: 그럼 이참에 시장님께서 저희 회원으로 가입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프로필 사진도 넣어야 하고, 정보도 직접 쓰셔야 해요. 


박원순: 정보? 아~ 직업이랑 지역, 혈액형, 종교... 와, 이런 걸 다 써야 하는구나. 하긴 이런 정보들을 보고 말을 걸지 말지 마음을 정하는 거죠?


신상훈: 먼저 정보를 입력하시고, 시장님 사진도 고르시면 될 것 같아요. 


신상훈 대표와 함께 사진을 고른다. 살짝 쑥스럽다. 내 전화기에 저장된 사진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포토그래퍼 시현씨가 찍어준 사진에 신 대표의 시선이 멈춘다.


신상훈: 오! 전 이 사진이 괜찮아 보이네요.


박원순: 이거 아주 좋은 데서 찍은 거예요. <시현하다.>의 김시현씨라고 혹시 알아요?


신상훈: 그럼요~ 요즘 유명하시잖아요.


박원순: 맞아요. 사실 그 친구가 포토샵을 좀 해줬어요. 


신상훈: 어쩐지... 사진이 느낌이 되게 좋네요. 이걸로 올리시죠? 이렇게 해서 시장님의 정보를 서버로 보내면 심사를 거치는데요, 여기서는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박원순: 심사도 있어요? 그런데 그 심사는 그럼 누가 하는 거예요?


신상훈: 저희 회원들이요. 현재 아만다에 접속하고 있는 회원분들이 심사를 하는데요... 아... 아... 잠시만요... 


박원순: 왜 그러시죠? 무슨 일인가요?


신상훈: 시장님 사진을 보고 회원분이 신고를 했네요. 유명인 사진 도용으로... 하하 (당황)


박원순: 하긴! 그럴 만도 하죠. 서울시장이 소개팅하려고 가입할 리가 없으니까! (웃음) 인증 과정이 꽤 꼼꼼하네요?


신상훈: 일단 공지를 띄워서 이벤트성으로 참여하신 것으로 알릴게요. 사람들이 혹시 오해할 수도 있으니 서비스 체험을 위해 참여하는 명예회원으로 해서 다른 회원분들께 노출되도록 조정해 두겠습니다. 


박원순: 내가 유부남인 거 세상이 다 아니까! 어쨌든 심사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 걸 이렇게 증명해 주시네요. 


신상훈: 그럼 이제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다리시면 됩니다. 어떤 평가를 받으실지 제가 다 설레네요. 사진은 이렇게 3장을 올리고 회원들이 몇 점을 줄지 지켜보시죠?


아만다 회원 가입 심사 중


심사결과도 기다릴 겸 그가 창업하게 된 사연에 대해서 물어보고자 한다. 그나저나 나는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웃음).




<신상훈에게 물었다 part.2>는 2월 6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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