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효과
삼면이 바다인 태안은 곳곳에 유명한 해수욕장이 많고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해송과 바다를 보며 트래킹 할 수 있는 솔향기길을 걷는다.
가만히 “솔향기길”이라고 불러보면 왠지 상쾌한 기분이 든다.
가로림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태안반도 솔향기 길.
뿌옇게 흐린 잿빛 하늘과 하늘색을 닮은 바다.
솔향 가득한 황톳길을 걸으며 왼편으로 아기자기한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명품 힐링코스로 손색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이다.
또 이곳은 순수 우리말이 모여 잔치를 버리는 곳이다.
돌앙뗑이, 회목쟁이, 도투매기, 차돌백이..
외래어의 범람 속에 무슨 뜻이지 모르는 이런 말들이 낯설면서도 정겹다.
조용히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변의 풍광에 마음이 빼앗기며 걸을 때 집중을 못 하게 하는 곳곳의 쓰레기들.
이런 힐링 코스에 있는 쓰레기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이 중요하지만, 일단 “깨진 유리창 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청소가 절실해 보인다.
언젠가 시간이 흐르고 바다와 소나무가 그리워질 때, 다시 한번 이 길을 걷고 싶다.
이렇게 조용하고 황홀한 둘레길을 잊을 수 없다.
돌아오는 길,
홀쭉했던 나의 배낭이 불룩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