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긁적
잠이 솔솔 오는 여느 저녁 밤
아이의 잠투정이 시작된다.
아내의 토닥거림에도 한없이 길어지는 울음
미루고 미루었던 보자기에 아이를 감싸고
'어야 가자 어야 가자' 하며 기억도 없는 할머니 흉내를 내어본다.
어두운 방안을 얼마나 돌았을까
도는 발걸음이 지겨워질 즈음
슬며시 눈을 감고 아이와 함께 걸었던 길을 떠올려본다.
자전거 가게와 약국을 지나 공원으로 들어서면
공차던 형아들과 잠자리 잡는 누나들
마냥 신기하듯 쳐다보다 슬며시 잠든 아이
아이는 어느새 꿈나라로 떠났고
난 깜깜한 방안에서 옛 추억의 길을 찾아 떠난다.
쉬이 잠이 오지 않는 밤
아이과 함께 길 없는 길을 꿈에 그리며 걸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