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글적긁적
시간의 상대성은 누구나 안다.
친구와 있을 때, 아내와 있을 때, 아이와 있을 때.
특히 아이와 잠자리에 들 때면 1분, 1초가 상당히 길다.
대여섯 번의 자장가와 아이의 애창곡,
그리고 나름 자작곡까지 불러줘도 기지개와 하품만 할 뿐 쉬이 잠이 들지 않는다.
창밖의 불빛에 잠이 달아날까 싶어 커튼으로 어두운 환경을 조성해도
방바닥을 뒹굴 뒹굴
귀를 쫑긋 세우며 무슨 소리가 들리면 나갈 채비를 한다.
내가 졸았을까?
찌뿌둥하게 일어나 보면 아이는 어느새 새근새근 자고 있고
눈을 멀게만 할 것 같은 핸드폰의 조명에서
어렴풋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을 확인한다.
'자자, 컴퓨터를 켜기엔 내일의 출근이 가까우니.'
단념하기 딱 좋은 핑계로 다시 잠을 정하고
아이의 깊은 잠에 동화되어 잠자리에 든다.
새벽녘 아이의 목소리에 채 한 시간도 못 잔 것 같은 기분에 일어나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재울 때는 참 길었던 시간이 잠들면 짧아지는 시간의 길이,
인생의 진리를 또 하나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