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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Dec 12. 2019

벌써 2년.

집에서 글적긁적

오늘은 아들의 두 번째 생일이다.

벌써 1년이란 노래 제목처럼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다.

얼마 전까지 아내 품에서 울며 자던 아이가 이제는 제법 사람처럼 말도 하고 뛰기까지 한다.

덕분에 배가 부른 아내의 무거운 몸이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해서 그런지 전보다 더 일찍 잠자리에 든다. 


아들의 첫 생일은 돌잔치라고 해서 가족, 친지, 친구들의 축하 속에 치렀고 

올해야 말로 우리 셋이 치르는 첫 생일이자 마지막인데 너무 싱겁게 끝난 것 같다.

오후에 회사에 반차도 내고 가까운 교외로 나갈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차 수리에 시간이 늦어져 결국 집 앞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케이크를 사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성냥이 없다.'

라이터도, 성냥도 없이 꽂힌 촛불. 

불도 붙이지 못한 촛불을 케이크에 꽂고 아들의 생일 노래를 불러줬다.

뭐가 좋은지 마냥 웃는 아들, 나름의 기념사진을 찍고 늦은 잠자리에 함께 누웠다.

아들은 졸리다며 뒹굴고 아내는 자장가를, 나는 잠자는 척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었다.

삼십 분쯤 지났을까 아들은 꿈나라로 떠났고 아내도 피곤했는지 함께 동행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컴퓨터를 켰다. 

오늘을 기억해야 내년에는 조금 더 따뜻한 생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고맙고 내일도 고마운 아내에게 어제도 고마웠다며...

그리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운 아들에게.

매일 매일 고맙지만 특히 더 고마운 오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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